새해가 시작되면 항상 이 곳, 저 곳에서 많은 전망을 쏟아낸다. 하지만 알 수 없는 게 내일이다. 사실 전망이라는 건 원래 틀리는 게 정상이다. 어쩌다 맞춘다면 그건 행운이고 오히려 신기한 일에 가깝다. 예측이란 틀리기 위해 하는 것이라는 말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틀린 뒤 틀린 이유를 그럴 듯하게 설명하는 일을 하는 사람을 전문가라고 한다. 이런 저런 기관들의 구체적인 전망에 너무 큰 관심을 둘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다.

지금 시점에서 확실한 건 정말 몇 안 된다. 당장 우리 한반도 상황만 봐도 그렇다. 이제는 북한이 도발을 중단했다지만 핵무기 개발은 계속하고 있다니 지금으로서는 북미 대화의 성과를 짐작하기 어렵다. 만나기는 한다는데 올해 얼마나 성과가 있을지 예상하기 쉽지 않다.

올해 세계 경제를 전망하자면 가장 큰 영향을 줄 변수가 세 가지 정도 있다. 미·중 무역전쟁,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미국의 금리 인상이 그 세 가지 변수다. 모두 뚜렷한 해답을 찾기도 힘들고 진행 경로에 대한 예상도 어렵다. 무역전쟁의 경우 잠시 휴전에 들어가 있고 조만간 어떤 형태의 합의도 나오겠지만 그게 얼마 갈까 싶다. 다들 설마 파국으로까지 가는 일은 없겠지 생각하지만 알 수 없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 문제는 정말 예측이 어렵다. 어떤 형태의 탈퇴가 될지도 알기 어렵지만 후폭풍이 어느 정도 될지는 더 예상하기 어렵다. 영국 다음에는 이탈리아에서도 탈퇴 얘기가 나온다고 한다니 정말 내일을 알 수 없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두 차례가 아닌 한 차례만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하지만 시장 상황은 언제든 변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곤란하겠다.

지금 단계에서 확실하다고 장담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우선 2019년은 2018년보다 경기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세계은행은 올해 글로벌 성장 전망을 3.0%에서 2.9%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3% 이하가 확실하다고 한다. 미국 연준은 아예 2.3%로 잡고 있다. 중국 경제도 잘해야 6%대 유지가 고작일 거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2018년 2.8%보다 낮을 것이라는 예상이 일반적이다. 구체적인 숫자야 전망하는 곳마다 조금씩 다르고 앞으로 상황에 따라 또 조정되겠지만 비관적인 건 큰 차이가 없다.

성장률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과 함께 또 하나 확실한 건 기후변화와 이로 인한 환경 재앙이 아닐까 싶다. 일부에서는 올해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한 해를 보낼 것이라는 예상도 한다. 기후변화의 원인으로 꼽히는 엘니뇨, 그러니까 바닷물 온도가 평균보다 높게 상승하는 현상 때문이다. 물론 지난해 기록이 워낙 대단해서 그것보다 더 더울 거라고 전망하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다만 지구는 이미 30년 넘게 기온 상승 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 406개월 연속으로 매달 평균기온이 20세기의 같은 달 평균과 비교해 높다고 하는데 올해도 이런 현상은 계속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확실한 또 한 가지는 성장률 하강이든,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이변이든, 이런 상황에 별 대책이 없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성장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물론이고 중국도, 또 대부분의 다른 나라들도 대응할 정책 여지가 별로 없다. 기후변화, 역시 한 두나라의 대응으로 될 일이 아니고 세계적인 합의가 필요한데 가능한 일이 아니다. 새해, 덕담을 나눠야 할 때, 기분 좋은 얘기라곤 없는 게 섭섭하지만 그게 현실인 걸 어쩌랴.

김상철 한국경제언론인포럼 회장(MBC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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