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문제는 4시간씩 줄이기 어려운 곳이 많다는 것이다.

2시간까지는 얼마든지 제대로 줄일 수 있는데 4시간은 죽었다 깨어나도 안 된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력거래소는 4시간까지 요청할 수 있는데 만약 지시가 오면 이 수용가는 못한다고 할 텐데 말이다. 그러나 2시간까지는 아주 잘 참여할 수 있는 품질 좋은 수용가인 것이 아쉽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것을 딜레마(Dilemma)라고 한다.

또 다른 경우도 있다. 어떤 공장은 1시간이고 4시간이고 언제든지 할 수 있는데 겨울철에는 죽었다 깨어나도 못한다는 것이다. 봄, 여름, 가을 다 좋은데 겨울은 안 된다니. 그래도 4계절 중에 3계절이 된다는 이야기이긴 하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까? 그러나 겨울에 감축지시가 나면 큰 손실이 생길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런데 반대의 경우로 겨울은 시원하게 잘 줄여줄 수 있다고 하는데 여름은 안 된다는 곳도 얼마든지 있다.

실제 감축대상이 되는 부하설비 자체가 겨울철에만 가동되는 부하나 여름철에만 가동되는 부하인 경우는 말 안 해도 알 수 있다. 이미 꺼져 있는 설비를 어떻게 더 끌 수 있겠는가?

이런 경우도 있다. 어떤 공장 사장님이 감축가능용량도 꽤 되는데 우리는 1년에 60시간은 말도 안 된다고 한다. 60시간은커녕 10시간도 무리라고 한다.

그러나 일 년에 한 번은 틀림없이 ‘시원하게’ 꺼주겠다고 한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한 번 정도는 하늘이 두 쪽 나도 참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한 번은 하늘이 두 쪽 나도 줄여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감축지시가 두 번 나고 세 번 나면 사업자가 두 쪽 나버릴 수 있으니 어쩔 수가 없는 노릇이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