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구체적인 계약사항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일축

우리나라 독자 기술로 건설한 UAE 바라카 원전 1호기 모습.
우리나라 독자 기술로 건설한 UAE 바라카 원전 1호기 모습.

한국이 UAE(아랍에미리트)에 건설하는 바라카 원자력발전소의 장기정비계약(LTMA; Long Term Maintenance Agreement) 입찰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이 갖고 있는 원전 정비 운영 전문성을 적극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9일 원전산업계에 따르면 우리의 독자 원전 모델인 APR1400 운영 정비에 참여하며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UAE와 장기정비계약을 놓고 협상할 때 이를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비 운영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협상 테이블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는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일부 언론에서 정부의 에너지전환으로 인해 UAE측이 헐값계약 요구한 것으로 보도됐는데 국익과 관련한 국제계약을 앞에 놓고 원전산업계와 정부 정책이 부딪히는 모양새도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일고 있다.

◆ “계약 협상 진행 중…확정 사항 없다”

산업부에 따르면 계약 건에 대해서는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이다. 산업부는 “바라카 원전을 포함해 통상적으로 원전 다수기에 동시에 계약을 맺는다”면서도 “아직 구체적으로 계약 대상에 대해 결정된 사안은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일부 언론은 “UAE 측이 한국을 향해 입찰 금액을 30% 낮출 것을 요구했다”며 “그 금액은 1조원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계약 금액 역시 협상 과정에서 결정될 사안”이라면서 “입찰에 참여한 한국, 미국, 영국 중에 우리나라에만 입찰 가격의 30%를 깎으라고 할 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제로도 그런 말이 나온 적은 없다고 한다”며 일부 언론의 보도 내용을 일축했다.

◆ “입찰가 할인 시도” VS “그런 적 없다”

다만 UAE 측에서 입찰 가격을 깎으려 한 정황은 있다. 원전업계에 따르면 ENEC(Emirates Nuclear Energy Corporation·UAE 원자력공사) 모하메드 알 하마디 사장은 지난주 한국을 방문해 산업부,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한전KPS 등과 만났다.

알 하마디 사장은 산업부보다는 기업 관계자와의 대화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언론은 이 대화 자리에서 UAE 측이 한국에 경쟁입찰을 따내기 위해서는 입찰 금액의 30%를 낮출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계약 방식을 수의 계약에서 돌연 경쟁입찰로 바꾼 부분도 지적 대상이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2017년 상반기부터 경쟁입찰 절차에 들어갔던 계약”이라며 “수의 계약에서 최근 입찰방식이 변경된 것이 아니다”라며 “정부와 한수원 등 관련 기관들은 기존에 수주한 운영지원계약과 장기설계계약 등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주를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지난해 11월 공식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또 올해 말 바라카 원전이 상업 운전을 앞두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산업부는 “올해 말~내년 초 바라카 원전 1호기가 연료 장전 예정이고 준공 시기는 조율 중”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1년 단위 순차적 준공이 예정된 바라카 원전 4기의 계약 기간 15년에 대해서도 기준 시점을 명시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그런 계약 조건도 아직 협상 전 단계”라며 “앞으로 얘기를 나눠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 산업부 장관, UAE 방문…“에너지 산업 점검 목적”

산업부는 성윤모 장관이 오는 12일 취임 후 처음으로 UAE를 방문한다고 지난 3일 밝힌 바 있다. 이에 바라카 원전 장기정비계약 건에 대한 협상 참여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하지만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해 3월 문재인 대통령이 UAE를 방문하면서 여러 협력 사업에 합의했는데 이를 후속 조치 점검하는 차원에서 방문하는 의미가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