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코앞에 다가왔지만 승강기 설치공사 업계는 울상이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활기차게 새해를 맞이하려던 기업들의 구상은 산산조각이 났다. 설치공사 업계의 최우선 과제인 도급비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 오티스, 티센크루프, 미쓰비시 등 국내 메이저 승강기기업들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엘리베이터 생산량 95% 이상을 협력업체에 설치외주를 주고 있다.

이를 위해 매년 협력사들과 도급비 협상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난항을 겪고 있다. 메이저 기업들과 설치공사업계간 온도차가 크기 때문이다.

설치공사업계는 ‘위험의 외주화’에 상응하는 ‘제값’을 받기 위해 도급비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내년 건설경기 악화전망으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메이저 기업들은 난색을 표한 있다.

더욱이 이미 몇 년 동안 충분한 도급비 인상이 이뤄졌기 때문에 내년에는 어려운 건설여건을 고려해 동결하거나 오히려 올해보다 인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의 협력사들은 올해보다 4% 삭감된 도급비를 적용하기로 협상을 이미 마무리했다. 하지만 현대 협력사들 중에서 일부는 여전히 도급비 삭감에 반발하고 있다.

남아 있는 메이저기업들은 모두 외국계로, 현대의 협상결과를 빌미로 여전히 줄다리기 중이다. 일정 수익을 남겨야 하는 외국계기업으로선 도급비 인상요구가 달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승강기설치는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작업이다. 업계가 요구하는 ‘제값’은 ‘목숨값’을 담보하는 비용이다.

업계는 가뜩이나 젊은 인력 구하기가 어려운데 가장 큰 유인동기인 인건비(도급비)가 올해보다 더 떨어지면 인력유출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설치품질은 보장될 수 없고, 이는 곧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원망의 화살은 메이저기업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업계와 메이저기업간의 적정한 도급비 산정을 위한 협상이 하루빨리 이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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