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카페에 들어갔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2층짜리 카페 실내가 너무 더워 숨이 턱 막힐 정도였다. 히터를 끄거나 온도를 조금만 내려달라 점원에게 부탁했더니 “중앙난방이라 조절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서 “너무 더워 에어컨을 켜고 있는데도 이 정도”라고 묻지도 않은 말을 덧붙였다. 겨울날에 히터와 에어컨을 동시에 트는 아이러니라니. 태만한 전기 소비를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산업부는 내년 1분기 안에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이번 계획의 우선순위는 ‘에너지 수요관리’에 있다. 이를 통해 에너지 수급 안정과 기후변화 대응을 충족시킨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해당 정책 방향을 제시한 뒤 ‘어떻게 줄일 것인가’하는 방법론에 대한 우려도 이어졌지만, 에너지 효율향상의 중요성을 파악했다는 점에산 긍정적 평가가 나왔다.

에너지 수요를 낮출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에너지 효율 향상’이다. 미국 에너지경제효율위원회는 2016년 가장 저렴한 에너지원 태양광도, 천연가스도 원전도 아닌 에너지효율 향상이란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다만 산업계 등의 반발이 벌써 이곳저곳에서 나온다. 지금보다 더 줄이기 어렵다는 주장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줄이지 않으면 곤란한 때가 온다. 이미 우리는 지난 여름 폭염 같은 기후 재난을 겪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제시한 부문별 최종에너지 연평균 증가율(2000~2007)을 살펴보면 상업용 에너지 소비는 2.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평균(2.6%)보다 높다. 산업용 에너지 소비 증가율은 3.2%에 달한다. 반면 가정용은 0.4%에 그친다.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는 상업용과 산업용 에너지 소비를 어떻게 관리할지 그 세부내용이 담겨야 할 것이다.

일각에서는 전기요금이 너무 싸기 때문에 이를 손보면 수요도 저절로 감소될 것이라 진단한다. 일견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전기요금이 OECD 국가에 비해 값싸게 책정됐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전기요금은 표와 연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가 건드리기 싫어하는 급부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계속 이렇게 분별없이 에너지를 쓰다간 결국 사회 전체가 더 비싼 비용을 치러야 함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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