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크는 신흥시장 ‘베트남’을 가다
전력수요, 경제성장률 웃돌아…‘기회의 땅’
작성 : 2018년 12월 12일(수) 15:59
게시 : 2018년 12월 13일(목)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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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이 고속 경제 성장을 거듭하며 전력 분야에서도 무서운 신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11시께 호치민 시내 모습. 늦은 시간임에도 오토바이를 탄 시민들이 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다.

“전선만 보면 우리나라의 4분의 1 내지 5분의 1 규모에 불과해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합니다. 베트남이 ‘기회의 땅’인 건 분명해요. 그러나 ‘약속된 땅’은 아닙니다. 품질이든 가격이든 자기만의 확실한 경쟁력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거죠.”

신영수 대한비나 법인장의 얘기다. 대한비나는 베트남 전선시장에서 약 200개 제조업체 중 5~6위권에 랭크돼 있다. 최근 3년간 매년 영업이익이 2배 이상 증가하며 고속 성장 중이다.

베트남이 뜨거워지고 있다.
박항서 감독이 매직을 일으킨 축구 열기도 그렇지만, 글로벌 무대에서 ‘포스트 차이나’, 아시아 제조업의 ‘허브’로 불리며 주가가 치솟고 있다.

연 6~7%대의 높은 경제 성장률뿐 아니라 막대한 전력인프라 투자 계획 등 성장 잠재력도 뛰어나 국내 전기산업계의 매력적인 신성장 동력기지로 주목받고 있는 것.
정부의 시장개방화 정책과 라오스나 캄보디아 등 주변국 진출이 용이하다는 경제적·지리적 이점도 베트남 시장의 몸값을 높이는 요인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2020년 베트남과 우리나라의 교역액은 1000억달러(약 107조원)를 돌파, 베트남이 중국에 이어 2대 수출시장으로 등극할 전망이다. 베트남 국내총생산(GDP)도 2020년까지 연평균 6.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기산업진흥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대베트남 전기산업 수출도 연평균 20% 수준의 가파른 상승세다. 12월 기준으로 중국과 미국, 일본에 이어 네 번째로 수출액이 많은 국가다.

◆베트남 전력시장 얼마나 ‘핫’ 하나= 베트남이 국내 전기산업의 새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결정적 요인은 ‘전력수요’다. 바꿔 말하면 아직은 전력공급이 별로 안정적이지 않다는 의미다.

베트남 전력수요는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에 힘입어 급증하는 추세다. 베트남 전력공사에 따르면, 2010~2015년 전력판매량의 연평균 증가율은 10%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 2011년 첫 발표 후 2016년에 수정된 제7차 국가전력개발 계획에 따르면, 2015~2020년 전력수요량도 연평균 10.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공급량은 수요 증가폭에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발전설비 용량은 2005년 11GW에서 2015년 37.5GW로 10년 사이 약 4배나 늘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 때문에 2020년을 전후로 전력 부족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신영수 대한비나 법인장은 “올해도 호찌민에서 여러 번 정전이 일어나 설비 가동을 멈춰야 했다. 하지만 정부로부터 적절한 보상을 받기는 어렵다”면서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정전 때문에 애간장을 태워야 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베트남 정부는 2016년 부터 2030년까지 15년 동안 평균 GDP 성장률을 7%로 예상하고 제7차 개발계획에서 2015년 37.5GW인 발전설비 용량을 2030년까지 129.5GW로 확충하고 발전량은 2015년 164TWh에서 2030년 572TWh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특히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20년 9.9%, 2025년 12.5%, 2030년 21%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풍력발전은 현재 생산 가능 전력량 140MW의 40배, 태양광발전은 2020년 850MW(전체의 0.5%)에서 2030년 1만2000MW(전체의 3.3%)로 증가시킬 계획이다.

박병일 전기산업진흥회 이사는 “베트남 전력개발계획에 따르면, 석탄화력발전 비중은 전체 생산량의 50% 이상, 가스화력발전까지 합하면 최대 70%까지 증가할 수 있다”면서 “경제성장률을 훨씬 웃돌고 있는 전력수요 증가율은 우리 전력 제조기업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기업 진출 가속= 내수침체 속에서 새로운 시장에 목말라 있는 국내 전력 제조기업들도 베트남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한국전력 컨소시엄이 계약한 ‘응이손2(Nghi Son 2)’ 석탄화력발전 프로젝트는 총 사업비 23억달러(약 2조6000억원) 규모다. 베트남 외국인 직접투자 사업 중 가장 규모가 컸다. 하노이에서 남동쪽 약 200km 떨어진 탱화 지역에 1330MW급(665MW급 2기) 화력발전소를 짓는 것이다. 베트남 4인 가구 기준 약 68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로 오는 2022년 7월 완공 예정이다.

응이손 프로젝트를 계기로 베트남 발전시장에 진출한 한전을 비롯해 배전반과 전선, 변압기 등 주요 전력기자재 기업들도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 이미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LS산전(저압기기), LS전선아시아(케이블)뿐 아니라 쌍용전력, 나산전기산업, 동남석유 등 중견·중소기업들도 시장 개척을 위한 새 거점으로 베트남을 선택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전선 1위 기업인 경신전선도 새로운 수출 거점으로 현지에 생산법인 설립을 검토 중이다.

◆내년 7월 최초 해외 전시회 연다= 더구나 내년은 베트남 시장의 잠재력을 확인하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전기산업계 최초의 해외 전시회가 바로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전기산업진흥회와 한국전력, 코엑스, CIS베트남 등은 내년 7월 17~20일 베트남 호찌민 푸미흥 전시장(SECC)에서 ‘2019 베트남-한국스마트전력에너지전’을 개최한다. 전기산업대전(SIEF)의 해외전시가 이뤄지는 것이다.

우리 정부 신남방정책의 핵심이자 포스트 차이나의 가장 강력한 대안으로 부상하는 베트남에서 현지 맞춤형 전시를 기획한 것이다.
12일 호찌민에서 개막한 ‘2018 베트남 국제기계산업대전’에 참석한 이동원 코엑스 사장은 “내년 베트남-한국스마트전력에너지전의 성공을 위해 코엑스의 모든 노하우를 결집시킬 예정”이라며 “전기진흥회도 워낙 공을 많이 들이고 있기 때문에 우리정부 신남방정책의 메이저국가인 베트남에서 여는 전기전시회는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통 해외전시회는 100부스 정도를 채우면 성공이라는 평을 듣는다. 전기산업진흥회는 이보다 목표를 높게 잡았다. 100개사 200부스(3663㎡)를 실현한다는 각오다. 이미 주요기업의 신청이 몰리는 등 관심도 높다. 업계에선 동남아 지역 요충지에 기존에 없던 우리 기업의 수출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시회 전문기업인 CIS베트남 뜨엉 리 밍 사장은 “내년 전시회의 성공을 위해 베트남 정부 및 기업에 열심히 홍보하고 있다”면서 “뛰어난 기술을 보유한 한국 전기업체들이 베트남을 찾는 만큼 베트남 기업과의 기술 협력 기회가 확대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산 전력기자재를 유통하는 기업인 뉴두칸의 륙 씨이 스티븐 사장은 “최근 인도기업들이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공격적으로 베트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면서 “베트남 시장은 완전한 개방 시장이라고 보면 된다. 한국산 전력기기는 중국이나 인도에 비해 품질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12~14일 베트남 호찌민 사이공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베트남 국제기계산업대전’에서 현지 바이어들이 차량용 엔진을 살펴보고 있다.

베트남 호찌민=
송세준 기자 기사 더보기

21ssj@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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