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CC~양주간 345kV 건설 다른 사업보다 2~3년 빨리 추진

전력설비는 이제 주민들이 혐오하는 시설로 인식되면서 계획대로 설비를 건설하는 것은 힘들어졌다. 주민들 설득과정이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정치권 시민단체 등 직접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들이 개입 할 경우 해결은 복잡하게 엉킬 때가 있다. 대표적으로 밀양, 새만금 등 송전선로 민원은 국민들의 관심까지 받으며 진통 끝에 해결됐다. 발전소에서 만들어진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선 송전선로 건설이 필요하지만 이제 송전선로가 건설되는 전국은 민원 현장이 됐다.

특히 전력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전력설비 증설이 필요한 수도권은 민원 때문에 사업이 한발짝도 진척이 없거나, 심각한 갈등을 겪을 때가 다반사다.

345kV 동두천CC~양주간 송전선로 건설도 사업 시작 당시 민원에 대한 우려가 높은 사업 중 하나였다. 경기북부 지역에 대규모 발전소가 들어서면서 이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선 송전선로가 필요했지만, 이미 도시화가 진행됐고 군사시설이 많은 지역이라 고압 송전선로 건설은 난관이 많았다.

경기 북부지역에 포천, 동두천, 장문, 대우포천 등 600만 kW 이상의 LNG복합발전이 들어서면서 기존 계통에 부담으로 작용했고 정부는 2013년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345kV 동두천CC~양주간’ 송전선로 건설 계획을 확정했다. 이 사업은 총 연장 38.06km 77기의 철탑을 건설한다. 준공은 2022년 12월이다. 지난 2014년 7월 경과지 선정 작업을 시작해 2017년 7월 선정을 마쳤으며 지난 8월 전원개발사업 승인을 받은 상태다.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경과지 선정이 다른 사업보다 2~3년이 짧았다. 이 때문에 사업도 순조롭게 진행돼 2022년 12월 준공까지는 계획대로 차질없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정은 힘들지만 주민들과의 신뢰가 먼저다

‘345kV 동두천CC~양주간’ 송전선로 건설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된 데는 직원들의 살신성인이 있었다.

오수영 한전 경인건설본부 송전부 과장은 “다른 사업과 달리 쉽게 사업이 진행된 것 같지만 직원들이 현지에서 살다시피 하며 주민들의 마음을 얻은 것이 사업진행을 수월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경과지 선정을 위해선 마을주민들과 대화를 통해 협의를 해야 하는데 처음 이 사업도 여느 사업과 마찬가지로 주민들의 분위기는 냉랭했다.

‘왜 우리지역에 철탑이 들어서느냐’며 우회해줄 것을 요구했다.

최진규 경인건설본부 과장은 “주민들과 처음 만났을 때 사업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습니다. 주민들의 이야기를 먼저 들었다”고 말했다.

이홍곤 차장은 “주민들과 만날 때 지원해 줄 수 있는 범위가 어디까지라는 등 규정 얘기를 먼저하는 실수가 잦았다”며 “철저하게 민원인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홍곤 차장, 오수영 과장 최진규 과장 등 민원해결의 베테랑 3명이 의기투합해 주민들과 만나면서 주민들고 한둘 마음을 열고 대화를 시작했다.

“궁금한 게 있으며 먼저 주민들이 묻습니다. 그러면 답을 해주는데 ‘어떻게 돠와줄까’가 전제가 되어야 합니다. 주민들한테 금전적으로 아무리 많이 주어도 사업을 이해하지 못하면 항상 민원이 생기죠”

이 차장은 “주민들 중에는 ‘지금도 전기를 잘쓰고 있는데 왜 사업이 필요하냐’ 고 항의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분들한테 사업의 필요성을 이해시켜야 한다”며 “시간이 많이 걸릴수 있지만, 이런 과정이 없으면 사업은 힘들어 진다”고 말했다.

오수영 과장은 “주민들과 사업자인 한전은 이 사업을 바라보는 눈은 분명히 다르다. 이를 인정해야 한다”며 “그래야 주민들과 유대, 신뢰가 쌓인다”고 전했다. 이어 “그후 부터는 주민들이 우리편이 되줄 때도 있다”며 “일부 지역에서 이장님과 주민대표가 외부세력이 이를 정치 쟁점화 하는 것을 막아 준적도 있다”고 부연했다.

신뢰가 쌓이면 사업자인 한전과 주민들이 이견을 좁혀가며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단계까지 이르게 된다.

이 사업을 진행하면서 지역주민 민원 못지않게 힘들었던 부분은 군부대와 문화재보호 구역을 철탑이 지나가야 하는데 이를 해결하는 것이었다.

이 차장은 “문화재보호구역에 철탑을 세워야 하는데 심의에서 번번이 탈락했다”며“문화재를 보호해야하는 사람들과 논의를 이어가면서 이들을 설득해 4번째 심의에서 통과됐다”고 말했다.

군부대를 가로질러 철탑이 지나가는 환경을 극복하는 것도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장애물이었다.

오수영 과장은 “이 사업을 추진하는 3년 동안 가정은 가장 뒷전에 있었다”며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을 보면 기쁘지만 가족들에게 항상 죄를 짓고 있다는 기분에 사로잡히곤 한다”고 말했다.

이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이끈 삼인방은 3년 동안 모텔을 전전하며 하루에 한 마을씩 방문해 주민들과 늦은 밤까지 어울렸다. 그러는 사이 가족들과는 멀어져 초등학생 때 기억이 생생했던 딸이 올해 수능을 치렀다.

밀양, 고덕~서안성 등 민원지역을 쫓아 다니며 회사를 위해 일을 했지만 가족과의 기억은 5~6년의 공백이 생긴 것이다. 이들은 끝으로 “‘후임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자’ 고 스스로 다짐을 한다“ 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