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시스템 오류 원인 추정되나 조사결과 지켜봐야
철도산업 구조적 문제·인력부족 등 대책 강구 목소리

8일 오전 7시 35분쯤 강원 강릉시 운산동 KTX 선로에서 서울행 고속열차가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열차에는 198명의 승객이 탑승해 있었고 10량의 객차 중 앞쪽 4량이 선로를 이탈했다. 이날 기관사, 승객 등 14명이 경상을 입고 치료를 받았다. 사진은 선로를 이탈한 객차.
8일 오전 7시 35분쯤 강원 강릉시 운산동 KTX 선로에서 서울행 고속열차가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열차에는 198명의 승객이 탑승해 있었고 10량의 객차 중 앞쪽 4량이 선로를 이탈했다. 이날 기관사, 승객 등 14명이 경상을 입고 치료를 받았다. 사진은 선로를 이탈한 객차.

열차 탈선으로 논란을 빚었던 강릉선 KTX의 운행이 10일 정상화됐다.

이날 오전 4시쯤 첫차 운행을 한 시간여 앞두고 가까스로 복구가 완료됐지만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이 규명되지 않아 파장이 지속되고 있다. 일각에선 지난달 20일 오송역 KTX 단전사고 발생 20일 만에 대형사고가 재발한 만큼 안전체계 부실을 바로잡을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강릉선 KTX 탈선 사고는= 이번 사고는 지난 8일 오전 7시 35분쯤 강릉시 운산동 KTX 선로에서 강릉역을 출발해 진부역으로 향하던 KTX 806열차가 궤도를 이탈하면서 발생했다.

전체 10량(객차 8량)의 열차 중 앞쪽 4량이 선로를 이탈, 총 198명의 승객 중 기관사·승객 등 14명이 경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발생 이후 열차 운행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강릉~청량리, 강릉~부전 구간을 운행하는 무궁화호 3개 열차의 운행이 중지됐다. 또 강릉~진부역 구간은 우회수송 수단으로 연계버스가 마련됐으나 이동시간이 늘어나 이용객들의 큰 불편을 야기했다.

사고 원인은 남강릉분기점에 설치된 선로전환기에 붙은 케이블이 잘못 연결되면서 발생한 신호시스템 오류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정확한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유관기관인 코레일·한국철도시설공단과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청한 상태다.

▲구조적 문제·인력 부족 등 안전관리 부실 노출= 강릉선 탈선사고가 국민적 관심사로 부상한 것은 사고 과정에서 철도산업의 구조적 문제와 인력 부족 등 안전관리체계 전반에서 누적돼온 문제점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먼저 코레일과 철도공단으로 수직분리가 이뤄짐으로써 책임 규명이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있다. 앞서 지난달 20일 발생했던 오송역 KTX 단전사고와 마찬가지로 이번 사고에서도 코레일과 철도공단은 책임 공방을 거듭하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로 선로전환기가 놓인 남강릉분기점의 케이블이 잘못 설치된 이유를 두고, 시공 단계에서 벌어진 일인지, 이후 유지보수 과정에서 작업자 실수로 인한 것인지 지금까지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통상적으로 건설 단계는 철도공단이, 이후 유지보수 및 운영 단계에선 코레일이 책임을 지도록 돼 있다.

이와 관련 코레일 관계자는 “9일 이뤄진 현장조사에선 시공 이후 유지보수 과정에서 코레일이 케이블을 건드린 일이 없다”고 전했지만, 최종 조사결과를 봐야 정확한 책임자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또 지속적으로 제기돼온 인력 부족 문제도 재차 언급되고 있다. 선로전환기 및 신호시스템의 작업자 접촉 여부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는 점은 안전관리 인력 부족의 현실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초동대처에 필요한 인력도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열차에 탑승하고 있던 직원은 기관사를 제외한 열차 안전팀장 1명, 코레일관광개발 소속 승무원 1명으로, 수습 과정에서는 인력이 부족해 열차에 탑승했던 군인들까지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철도업계 관계자는 “사고 원인은 정확한 조사결과가 나와 봐야 알 수 있겠지만, 철도산업의 구조적 문제 및 인력부족이 한 요인이 됐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반복된 사고로 인해 철도산업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진 만큼 보다 본질적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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