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잠재력·교통망 부재 등 필요성 목소리 높지만
예타 넘기 위한 노선계획·사업방안 등은 검토 필요

5일 국회에서 열린 ‘제2경인선이 만들어낼 인천의 교통혁명’ 토론회에 참석한 인천시민들이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5일 국회에서 열린 ‘제2경인선이 만들어낼 인천의 교통혁명’ 토론회에 참석한 인천시민들이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평균 92분. 인천시민이 출퇴근을 위해 길에서 보내는 시간이다. 전국에서 두 번째로 긴 시간으로, 인천시민들에게 지하철은 속칭 ‘지옥철’로 불린 지 오래다.

인천 지역의 수도권 교통난이 심화되면서 인천과 서울을 잇는 제2경인선이 해결책으로 부상하고 있다. 서남부권의 택지개발로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에서 도로 등 기존 교통여건이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광역교통망 신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5일 국회에서는 제2경인선 사업의 추진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된 ‘제2경인선이 만들어낼 인천의 교통혁명’ 토론회가 개최됐다.

인천에 지역구를 둔 윤관석·맹성규·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인천시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인천시민 200여명이 참석해 “제2경인선을 구축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제2경인선은 뭔가=이 노선은 인천과 서울 구로구를 잇는 광역철도망이다. 개통되면 인천 서남부권에서 서울로 직결되는 노선이 신설돼 교통망 연계의 편중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인천 내에는 총 7개의 광역·도시철도 노선이 운행되고 있지만 인구 밀집으로 인해 이용객 수용에 한계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용객이 가장 많은 경인선(부개~인천)의 경우 혼잡도가 308%에 달한다. 이는 수도권에서 서울지하철 2호선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또 제2경인선은 그간 교통 편의가 떨어져 발전이 더디게 진행됐던 지역들의 균형발전을 촉진할 방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날 발제에 나선 김현 한국교통대 교수는 “인천의 공항·항구 등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선 제2경인선 구축이 필수적”이라며 “노선이 신설되면 수도권 광역 공간구조가 서울과 인천 등 2개의 거점으로 전환돼 인천 서남부권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선진국, 광역철도망 ‘확대 보급’=이번 토론회에서는 우리보다 앞서 광역철도망을 구축한 해외국가들의 사례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주요 선진국에선 광역철도를 도입함으로써 대도시권의 효율적인 발전을 유도하고 있는 만큼 인천의 참조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시곤 서울과기대 교수는 “런던·뉴욕·파리·도쿄 등 국가에선 광역철도의 대중교통 수단분담률이 75% 이상인 반면 한국은 30%에 불과하다”며 “수도권과 인구와 면적이 비슷한 도시들을 놓고 봐도 국내 광역철도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 확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일본의 쓰쿠바 익스프레스와 파리 REA를 소개했다. 김 교수는 “쓰쿠바 익스프레스는 정차역 선정 및 열차 운행계획을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파리 REA도 파리 시내에서 정차역 수를 최소화한 게 특징”이라며 “광역철도가 승용차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선 표정속도 100km/h 이상, 최고속도 200km로 운행할 수 있도록 노선을 계획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선 신설 가능성 얼마나 되나=인천시에 따르면 제2경인선 사업은 현재 추경 예산안에 용역비용이 반영돼 사전타당성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조사 용역은 연내 마무리될 예정으로, 이후 사업계획 수립·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 선정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인천의 성장 잠재력과 타 수도권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교통여건 등을 고려하면 제2경인선 구축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이미 형성됐다는 평이 많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노선과 사업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예타의 벽을 넘기 위해선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연규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인천시의 도시철도망 계획에는 인천시 남부와 서울의 서남권을 연결하는 노선이 제시되지 않고 있는데, 도시철도기본계획을 수정해 반영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연결 방안은 기존 수인선·월곶판교선·신안산선 등을 최대한 이용하고 환선을 통해 사업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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