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신고리 4호기 내부 마지막 모습 담다
연료장전 앞둔 신고리 4호기, 시운전 ‘준비 완료’
작성 : 2018년 12월 05일(수) 15:19
게시 : 2018년 12월 05일(수)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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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3,4호기 전경.

3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울산 신고리 4호기 건설현장을 방문해 안전을 강조하며 규제기관 승인 후 시운전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당부했다.
취임 후 원전 지역을 방문한 적이 없었던 성 장관의 울산 방문은 꼭 신고리 4호기 운영 허가를 재촉하려는 메시지처럼 해석되기도 했다.
한수원은 지난해 10월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운영 허가를 신청했지만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1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조만간 원안위에서 신고리 4호기를 찾아 운영 허가와 관련한 심의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내년에는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운영 허가가 나면 원전은 연료 장전을 해 시운전에 들어가는데, 연료 장전 이후에는 원전 내부를 들여다볼 수 없다. 본지 기자는 신고리 4호기 내부를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4일 울산을 찾았다.

신고리 3, 4호기는 2007년 9월 착공했다. ‘한국형 신형경수로’ APR1400으로, UAE 수출 노형과 같아 ‘수출원전’이라고 부른다. 설비용량은 1400MW다.

▲신고리 4호기, 준공 일정 수차례 지연... 한수원, 내년 8월 예상

쌍둥이 원전 중 신고리 3호기가 2016년 12월 20일 상업 운전에 들어갔다. 제3세대 원전으로는 세계 최초였다.
신고리 3호기는 2017년 한 해 동안 부산·울산·경남 연간 전력사용량의 12%인 1만3006GWh를 공급했다. 신고리 4호기가 내년에 운영허가를 받아 본격적으로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면 원전 이용률, 원전 발전력이 높아져 원전의 역할과 위상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통상 1년의 시차를 두고 가동에 들어가는 것을 감안하면 신고리 3호기 이후 신고리 4호기의 준공은 계획보다 늦어진 것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의 국정감사에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신고리 4호기의 애초 준공 일정은 2014년 9월이었다. 하지만 품질 서류 점검과 안전등급 케이블 교체 설치를 이유로 2016년 5월로 변경됐고 신고리 3호기 출력상승시험 현안사항 공정 반영을 위해 그해 9월로 지연됐다. 또 GE사 밸브 리콜 부품 교체 설치로 2017년 3월로 연기됐을 뿐 아니라 경주와 포항에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부지 안전성 평가를 시행해 올해 9월로 변경했다. 이 또한 차일피일 미뤄져 한수원은 신고리 4호기 준공을 내년 8월로 예상하고 있다.
원전이 건설된 상태에서 가동이 되지않아 발생한 신고리 4호기의 손실액은 하루 20억원으로 산정된다. 전력 1kW당 생산가는 5원이지만 판매 가격인 60원으로 책정했을 때 계산되는 수치다. 기회비용까지 고려한 경제적 손실액인 셈이다.

신고리 3,4호기와 한국수력원자력 새울원자력본부 부지.


▲APR1400의 우수성... 사고 대처 설비 강화

새울원자력본부 제2건설소 앞에 도착하니 신고리 3,4호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실제로 처음 접하는 원전의 존재감에 압도됐고 파이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각종 시설들에 긴장감은 한층 더 고조된다.

“휴대전화, 카메라, 노트북 반입이 어렵습니다.”
기자가 올라탄 미니버스에서는 신분증 검사는 물론이고 임시 출입증을 수시로 확인한다. 소지품도 수첩과 필기구 정도만 허용된다. 까다로운 출입 절차를 거친 후 안전모를 착용하고 4호기 내부로 향한다. 신규 건설 시설답게 내부는 놀라울 만큼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다. 공기 정화 필터가 가동되고 있어 원자로 내부라고 느끼지 못할 만큼 쾌적하다.
그림으로만 보던 압력 용기와 격납 용기를 직접 보고 그 정교함에 다시 한번 놀랐다. 내부에는 계측기와 CCTV가 설치돼 있어 내부의 방사능, 습도, 온도, 압력을 모두 실시간 점검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마치 커다란 압력밥솥을 보는 것 같다.

김병호 한수원 새울1발전소 소장은 신고리 4호기 내부 시설을 보여주며 “APR1400은 중대사고에 대비해 대처설비가 강화됐다”며 “안전주입계통 원자로 직접주입 방식이 도입됐고 원자로 건물 촉매식 수소제어설비가 신설됐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후속 조치를 하기도 했다. 비상 냉각수가 외부에서 소방차를 통해 공급될 수 있도록 주입 유로를 설치했고 안전정지계통 내진 성능을 0.3g에서 0.5g으로 강화했다.

▲‘새로운 울산·울주’, 새울의 앞날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자력계는 요즘 같으면 ‘잿빛’이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무방할 만큼 우려되는 상황이다. 마침 기자가 신고리 4호기를 찾았던 4일 날씨가 궂었던 탓에 콘크리트 돔 뒤로 펼쳐진 탁한 회색 하늘은 ‘잿빛 원자력계’를 연상시켰다.
신고리 4호기 견학을 마치고 나왔을 때는 비가 어느 정도 그쳐 불투명하던 하늘에 양떼구름이 가득했다. 4호기 내부를 직접 살펴보고 와서인지, 서서히 날이 개서인지, 답답했던 마음이 어느 정도 트이는 기분이 들었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 새울본부 건물에서 우연히 통유리 창 너머로 본 신고리 5호기 건설 현장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올해 초 철골구조가 3단까지 쌓여있었다는데 벌써 18단 중 15단까지 올라가 있었다.
‘새로운 울산, 울주. 새울원자력본부’
한수원 새울본부를 빠져나오면서 본 도로 옆 푯말이 꼭 신고리 4호기의 앞날에 희망적인 주문을 거는 것 같았다. 오랜 기다림 끝에 신고리 4호기는 무탈히 운영 허가를 받을 수 있을지, 긍정적인 기대를 걸어본다.
울산=정현진 기자 기사 더보기

jhj@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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