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가입찰 유도하는 입찰방식에 통합발주까지…공사품질 확보 어려울 것

통합발주로 시행되는 강동구 자원순환센터 건립사업을 두고 전기공사업계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실상 최저가를 유도하는 입찰 방식과 통합발주가 합쳐져 전기공사 품질을 제대로 확보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전기공사업계에 따르면 한국전기공사협회는 최근 서울시 강동구청을 찾아 내년 1월 발주될 예정인 ‘강동구 자원순환센터 공사’의 전기공사 분리발주를 건의했다.

총 사업비 약 1571억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음식물류 폐기물처리시설 360t과 재활용품 선별시설 70t, 생활폐기물 압축적환시설 200t을 비롯해 관리동과 주차시설 등 기타시설까지 건설하는 대형공사다.

강동구청은 12월 중 내부적인 행정절차를 마친 뒤 내년 1월 중에는 조달청을 통해 발주 의뢰를 한다는 방침이다.

설계‧시공일괄입찰(턴키) 방식으로 추진될 예정인 이번 공사에 앞서 전기공사협회는 전기공사업법에 따라 건축, 토목 등 다른 업종과의 전기공사 분리발주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고 최근 담당자들과 면담을 실시한 바 있다.

전기공사업계는 이번 입찰을 두고 통합발주를 강행할 경우 공사품질이 크게 저하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발주처가 통합발주를 하더라도 시행사는 대부분 전기공사를 전기공사업체에 맡기고 있다. 이때 하도급을 받은 업체 대부분이 최저가로 공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공사 품질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측의 설명이다.

이번 공사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하다. 통합발주이면서 사실상 최저가입찰을 유도하는 설계적합최저가방식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설계적합최저가방식은 일정한 설계점수를 넘기면 모두 적격으로 선정하기 때문에 사실상 가격으로 경쟁해야 한다.

정부는 무리한 출혈경쟁이 벌어지고 공사품질 악화 등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최저가 입찰을 폐지하고 종합심사낙찰제를 도입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공사에서는 사실상 폐지된 최저가 입찰을 유도하면서 심각한 출혈경쟁이 예고된다.

이 같은 문제가 겹치면서 하도급을 받아야 하는 전기공사업체의 공사비 확보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충분한 공사품질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강동구 자원순환센터 통합발주를 두고 제기되는 우려에 대해 강동구청 측은 “이번 공사는 복합공정으로 난해한 공사라는 판단 아래 통합발주를 추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강동구청은 이번 공사는 난해한 공정 탓에 자문위원과 서울시 건설기술소위원회 등의 의견을 받아 발주방식을 정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턴키발주를 가급적 지양하는 서울시 정책상 설계적합최저가 방식의 턴키만 인정하기 때문에 입찰방식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는 게 강동구청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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