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경쟁 피해 사업확장 시도…안정적인 먹거리 창출 기대감

전력량계 업체들의 개폐기 사업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서창전기통신(대표 윤성희)에 이어 두레콤(대표 정귀일)이 최근 개폐기 사업에 뛰어들었다.

두레콤은 지난 11월 7일 실시된 한전의 가스절연 지상개폐기 연간단가 입찰에서 한국전력기기사업협동조합 소속으로 참가해 사업을 수주했다.

이 회사는 전력량계가 주력사업 분야다. 하지만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개폐기를 신성장동력으로 선정, 올해 전남 나주혁신산업단지에 20억원을 투자해 제조 공장을 지었다.

기존 경기안산공장을 에너지밸리로 완전 이전하면서 나주시대를 열었다.

두레콤은 나주공장에서 가스개폐기와 전력량계를 생산할 예정이다. 향후에는 개폐기 품목을 확대할 계획도 갖고 있다.

정귀일 두레콤 대표는 “전력량계 업체들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기존 먹거리만으로는 수익창출이 어렵다”며 “나주 에너지밸리 입주가 사업확장을 위한 좋은 기회라고 생각돼 과감하게 공장을 이전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전력량계 업체들의 개폐기 사업 진출이 활발하다. 지난해 서창전기통신이 전통적인 전력량계 제조사로는 처음으로 개폐기 사업에 뛰어들면서 중전기기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두레콤이 개폐기시장에 진입해 한전물량을 수주하자 다른 전력량계 업체 1~2곳도 개폐기 사업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전력량계 업체들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올해 한전입찰은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치달았다”며 “한전의 배전기자재 구매물량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 신규 아이템으로 개폐기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폐기 사업 추진배경에는 올해 한전 전력량계입찰이 모든 품목에서 개별경쟁으로 치러지면서 가격경쟁이 심화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낙찰가가 전년 대비 반토막이 나자 안정적인 먹거리를 찾으려는 업체들이 개폐기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전력량계와 달리 개폐기시장은 아직까지 조합체제가 굳건해 기술력만 갖춘다면 안정적인 먹거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더구나 최근 들어 개폐기 업체들이 전력량계로 사업 확장을 시도한 게 오히려 전력량계 업체들의 개폐기시장 진출을 부추긴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개폐기 제조사 3~4곳이 전력량계시장에 새롭게 진입했다.

지난 10월 진행된 한전 전력량계입찰에서는 한 개폐기 업체가 사업수주에 성공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지 않으면 과포화상태에 다다른 전력량계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며 “개폐기시장이 아무래도 조합체제가 안정화돼 있다 보니 몇몇 업체들이 사업확장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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