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사이에 낀 새우’

애플과 국내 이동통신사 간에 끼어있는 대리점의 모습이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애플사는 공급 조건으로 다양한 조건을 내걸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시험폰’ 구비다.

애플이 이같은 조건을 내세운 이유는 소비자가 직접 단말기를 만져보고, 사용해본 후 구매하기를 바라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합리적이고 반길 만한 부분이다.

문제는 이 같은 공급 조건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정작 시험폰을 구비해야 하는 대리점은 계약 과정에서 쏙 빠졌다는 것이다.

애플과 이동통신사가 맺은 계약 때문에 대리점주들은 아이폰을 공급받기 위해 당장 팔지도 못하는 시험폰을 구입해야 했다.

또 전시를 위해 따로 공간을 마련하고 전시용 선반을 마련한 후 다음 아이폰 모델이 나올 때 까지 이를 유지해야 한다.

이는 직접 시험존을 설치하고 무료로 시험용 단말기를 공급하는 삼성·LG전자와 사뭇 다른 부분이다.

사실 아이폰을 판매하는 데 있어 대리점의 이러한 부담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단말기 유통업계에 따르면 가장 처음 우리나라에 들어왔던 아이폰S3 때부터 적용되고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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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이에 대한 부당함을 지적하는 대리점주들이 있었지만, 구심점이 없어 묵살되다 최근 이동통신3사의 대리점 연합회가 각각 출범함에 따라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올해에는 애플이 아이폰 XR,XS, XS MAX 등 3대를 동시에 출시하면서도 똑같은 공급정책을 강요해 대리점주들의 부담이 커졌다는 것도 작용했다.

대리점주들은 가장 저렴한 모델을 구매한다고 해도 3대 합쳐 최소 271만원을 내게 된다.

사실 이번에 출시된 3대의 가격은 387만2000원이다. 그나마 시험폰이라며 30% 할인된 가격에 공급한다는 것인데 이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30% 할인되는 금액을 애플에서 배려한 것인지, 아니면 이동통신사에서 내주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양자간 계약서상 내용이라 공개가 어렵다며 입에 담기조차 꺼리기 때문이다.

만약 애플이 30%를 할인해주고 있다면, 이동통신사도 30%의 부담을 지는 게 당연해 보인다.

어쨌든 아이폰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이동통신사들 또한 이득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계약하는 주체와 피해를 보는 주체가 다르다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이치에 맞지 않다.

애플과 이통사간의 계약에 개선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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