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다보스 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이 거론되면서 급격한 기술의 진보가 야기할 파괴적인 결과에 대하여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었는데, 그 주된 이유는 IT와 인공지능 기반의 첨단기술로 인하여 기존 산업체계의 대대적인 변화가 진행되고, 이에 따라 필연적으로 야기될 수 밖에 없는 실업률 증가에 대한 우려와 공포가 급격하게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논의가 놀랍게도 공포의 확산속도보다 더욱 빠르게 사그라들면서 새롭게 대두되는 신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전세계에서 소리없이 진행되고 있다.

IT의 후발국이었던 중국은 반도체와 가전분야의 발전뿐만 아니라 불과 수 년 사이에 QR코드를 통한 전자결제의 사용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변방 재래시장의 협소한 상점에서조차 현금사용을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주 북경에서 축사차 만난 중국전기공정학회 회장은 이로 인한 지방은행들의 고민이 깊어짐에 따라 중국 중앙은행이 화폐사용 장려를 위한 협조공문을 발송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웃으면서 전기에너지 분야에서도 양국간의 보다 실제적인 협력을 제안하였다.

이와 같이 이제 전 세계는 바야흐로 세계 경제의 패권을 선점하기 위한 4차 기술전쟁의 국면으로 돌입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는 이러한 거대한 물결이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새로운 차원의 문명을 향한 도도한 흐름이라는 것을 인식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이러한 상황은 이미 오래 전에 예측된 바 있으며, 이에 따라 대한전기학회에서는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자동차를 차세대 우리나라의 경제를 견인할 핵심 분야로 선정하고, 지난 수 년동안 세계시장을 선도할 핵심적 기술의 기반구축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여 왔다. 그 이유는 이 두 가지 핵심분야가 자동화와 지능화로 인한 실업을 필연적으로 유발하는 4차산업혁명의 다른 주제와는 달리 새로운 제품과 시스템으로 인한 신산업을 창출하게 되므로서 고질적인 실업 문제를 완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 분야의 시스템 인티그레이션기술은 전세계가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 시티와 스마트 국가 구축의 핵심기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그동안 우리나라 전기에너지 분야의 핵심인력 공급에 크게 기여한 인력양성사업이 종료된다는 소식을 듣고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여기에서는 인력양성사업의 중요성과 함께 해외 선진국의 동향에 대하여 간략히 고찰해보기로 한다.

먼저 요점부터 이야기하자면 지금과 같은 4차 산업전쟁의 시대에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선진 각국의 최대고민은 무엇일까? 그 답은 당연히 새로이 태동하게 될 미래 신기술과 신산업의 패권을 선점하는 것일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

그것은 첫째로 신기술과 신산업을 태동시킬 우수한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양성된 전문인력이 신기술과 신산업 창출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강력하고 지속적인 동기를 유발하는 정책의 시행일 것이다.

이러한 두가지 핵심요소만 적절하게 갖추어진다면 본래의 목표는 반드시, 아니, 매우 자연스럽게 달성될 것임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전문인력의 양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이유는 수 천만원을 홋가하던 대형 첨단TV나 가전제품의 비약적인 성능향상 및 가격폭락 추세, 그리고, 아마존이나 구글의 출현과 며칠전 광군제에서 저력을 과시한 알리바바의 광풍현상을 분석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듯이 앞으로의 신산업은 소프트웨어 기반의 아이디어에 기초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선진 각국에서는 경제적인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도 전문인력양성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이며, 이러한 아이디어나 소프트웨어가 과거와는 달리 고도의 질적수준과 빠른 적용이 요구됨에 따라 과거보다는 좀 더 구체적이고 상세한 주제별로, 그리고 보다 높은 수준의 전문인력 양성을 목표로 시행방안이 진화하고 있고, 경제상황이 나아진 구미 일부국가의 경우는 우수인력양성의 기반을 형성하는 기초인력의 양성에도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구와 인류의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가장 빠르게, 그리고 아마도 마지막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4차 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이 중요한 시점에서 국내외 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지만, 우리나라의 차세대 경제를 견인할 핵심 신기술과 신산업을 창출하고 심각한 수준에 이른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우리나라도 지속적으로 전기에너지 인력양성 사업을 고도화 함으로써 망우보뢰(亡牛補牢)의 우를 범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대한전기학회 회장 이흥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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