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원 공기업 통합, 후딱 해치울 일 아니다
작성 : 2018년 11월 15일(목) 14:07
게시 : 2018년 11월 16일(금)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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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광물자원공사와 광해관리공단을 통합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광물자원공사는 지난해 기준 자산 4조1500억 원에 부채 5조4300억 원, 광해관리공단은 자산 1조6000억 원에 부채 3200억 원이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 등은 13일로 광물자원공사와 광해관리공단을 합쳐 한국광업공단을 신설하는 내용의 ‘한국광업공단’ 법안을 발의했다. 의원 입법이지만 정부가 지난 3월 발표한 ‘광물공사 기능조정 세부방안’의 주요 내용이 담겨 있어 정부안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은 이 조치로 재무 안정성을 제고하고 광물자원산업의 육성ㆍ지원과 광산피해의 관리에 걸쳐 전주기적인 광업지원 체계를 구축,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공적 기능을 수행토록 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법안 세부 내용에는 광업공단의 자본금·자금조달·사업범위·양 기관의 권리의무승계 등에 관한 사항과 종전 광물자원공사의 대규모 부채로 인한 신설공단의 동반 부실화를 방지하고 효율적인 자산 구조조정을 유도하기 위해 해외자산계정의 구분 및 해외자산관리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사항 등이 들어 있다. 주목할 것은 법정자본금과 채권 발행이다. 법안에 신설되는 한국광업공단의 법정자본금을 3조원으로 하고, 이사회 의결을 거쳐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액의 2배의 범위에서 사채를 발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부분은 새로 추가된 내용이다.
자본금을 3조원으로 한 이유는 광물자원공사의 부채 규모가 워낙 커 두 기관을 통합하더라도 정부의 추가 자본금 출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의 사채발행은 납입자본금의 2배까지 가능한 데 광물자원공사는 사채발행 규모가 한도에 다다라 있다.
한국광업공단의 사업은 기존 광해관리공단과 광물자원공사가 수행하던 사업이다. 그러나 기존 광물자원공사가 수행하던 광물자원의 탐사 및 개발, 광산 직접경영, 해외법인 출자에 관한 사업 등은 제외했다. 추가된 사업은 해외투자자산의 관리 및 처분, 민간의 광물자원개발에 대한 지원사업이고, 남북 경협에 대비한 남북 간 광물 자원개발 및 광물자원 산업분야의 협력사업이 신설됐다.
물론 두 기관 통합이 오히려 거대 부실 공기업을 만들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백재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광업공단의 자본 총계는 작년 -66억 원, 올해 -2843억 원 그리고 내년 -1570억 원, 내후년 -3553억 원 등으로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데 이 수치마저도 광물자원공사가 국내외 투자자산을 매각해 3조5000억 원 정도를 회수하는 것을 전제로 한 추정치다.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거나 회수액이 이보다 적다면 재무상태가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나마 재무상태가 양호한 광해관리공단의 현금성 자산은 약 340억 원(2017년 결산 기준) 이다. 광해관리공단은 카지노를 운영하는 강원랜드의 최대주주로 매년 700여억 원의 배당수입을 얻고 있다. 하지만 두 기관을 합쳐도 연간 1500억 원 넘는 이자를 갚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더구나 백 의원 측은 재무전망 추정치에서 보듯 중장기 수익사업이 없어 부채가 계속 증가할 수 있고, 매각이 지연될 경우 자본잠식이 심화될 수 것이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실 광물자원공사의 부실은 정책의 산물이다. 2008년 5000억 원 정도였던 공기업의 부채가 10년 만에 5조4000억 원 대로 10배 이상 치솟은 것은 경영능력 때문이 아니다.
정부가 할 일은 수습이다. 귀찮은 일을 빨리 처리해 버리겠다는 근시안적 사고로는 통합에 반대하는 적지 않은 사람들의 우려가 현실이 될 개연성이 크다. 비록 통합을 조금 늦게 하더라도 제대로 해야 한다. 두 기관은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고 있는 공기업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인지하라는 얘기다. 사업은 물론 회계, 경영, 신사업 등 분야별로 진짜 전문가들로 위원회를 구성해 충분히 논의한 후 결정하라는 것이다. 두 기관의 통합은 절대 후딱 해치워야 하는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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