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모두 유사 위치에 해상풍력 용지 고려
풍력자원 조사 기상탑 설치 위치 두고 갈등

우이도 해상풍력 예정해역(관련 내용 토대로 구글지도에 붉은색으로 구역 표시)
우이도 해상풍력 예정해역(관련 내용 토대로 구글지도에 붉은색으로 구역 표시)

전라남도 신안군 우이도 인근 바다를 둘러싸고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진행하는 한화건설과 SK D&D 등 양사 간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양사가 유력한 해상풍력 발전단지로 꼽은 후보지가 거의 유사한 위치인 까닭이다.

한화건설은 우이도 남동쪽 해역에 400㎿급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하는 ‘우이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2013년부터 풍력 자원 측정을 위해 기상탑(MET MAST) 2개소를 보유하는 등 일찌감치 인근 해역을 단지 용지로 주목하고 있었다. 지난해 7월 한국남동발전과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공동 개발·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연말에는 공식 행사를 통해 그동안 실행한 해양 물리탐사, 해상교통, 문화재 수중지표, 해저지반 및 수리 등 조사결과를 토대로 본격적인 사업추진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하지만 SK D&D가 올 초 인근 해역에 풍력 자원조사를 목적으로 기상탑 설치를 위해 신안군에 공유수면 점·사용허가를 신청, 지난 4월 허가를 득하면서 양사 간 갈등이 불거졌다. SK D&D는 제주 표선 해상풍력 발전사업 추진이 답보상태에 빠진 이후 전남 신안, 부산 등에서 해상풍력 발전단지 용지를 물색, 국책과제로 풍력 자원 계측결과가 도출된 신안에서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갈등 원인은 한화건설이 검토 중인 단지 유력 후보지가 기상탑에서 반경 5km를 벗어난 해역으로, SK D&D가 이곳에 기상탑을 세울 예정이기 때문이다. 풍력 자원조사 유효거리는 산업통상자원부 발전사업 세부기준상 기상탑에서 반경 5km까지다. SK D&D의 기상탑은 한화건설이 보유한 기상탑 2개소 사이에 설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책과제 시 활용된 기상탑은 현재 한화건설이 보유한 기상탑 중 한 곳이다. SK D&D는 이 국책과제 결과를 사업 의사결정에 활용했다고 밝혔다. 발전사업 인허가 신청 시기는 SK D&D가 지난해 9월, 한화건설이 같은 해 10월이다. 기상탑을 의무로 세우도록 풍력 자원조사 규제가 강화된 올해 한화건설은 기존 설치된 기상탑에서 나온 자료를 토대로 다시 인허가 신청을 했고, SK는 기상탑을 세우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2013년부터 기상탑 2개소 운영을 위해 약 50억 원이란 막대한 비용을 투입했다. 관련 타당성 조사에 들인 비용까지 포함해 이 금액을 훨씬 웃돌 것이라 추산한다”며 “오랫동안 인근 해역에서 사업을 체계적으로 준비해왔다. 이 같은 사실을 고려할 때 현 상황은 당연히 마뜩잖다”고 말했다.

SK D&D 관계자는 “당시 사업 추진과정에서 이해당사자인 신안군, 해양수산부, 한국전력공사 등과 대화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 얘기한 곳은 없었다”며 “사업 추진과정에서 회사는 현재 해역에 설치된 기상탑에서 법적 유효거리인 5km 이상 떨어진 해역에 기상탑을 세우려고 하는 등 법적·도의적 문제를 양산하려는 의도는 일절 없었다. 현재 양사 간 해법을 도출하기 위해 협의 중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풍력업계 관계자는 “최근 무분별한 풍력단지 개발을 방지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기상탑을 설치토록 관련 규제가 강화됐다. 풍력 자원조사를 위한 해상 기상탑 설치·운영에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만큼 다수를 설치하기도 힘들다”며 “이 같은 사례가 나오지 않도록 분쟁 조정과 뚜렷한 기준이 필요할 듯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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