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농도 이산화탄소 포집 후 재사용...일부 기술은 필리핀 발전소에 수주도
환경 오염의 주범인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줄이는 것은 현대 사회가 직면한 과제다. 전 세계는 파리기후협약을 맺는 등 CO2 배출량 감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한전 전력연구원이 소개한 연구·개발 성과에는 CO2 배출량을 줄이는 성과뿐만 아니라 CO2를 활용하는 개발 성과도 포함됐다.
◆ 고체 흡수제를 이용한 CO2 포집…고농도 CO2 재사용
‘연소 후 건식 CO2 포집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인 80% 이상의 CO2 제거율을 보인다.
친환경 소재를 이용해 폐수·부식 발생을 최소화한 이 기술은 고체 흡수제를 이용해 CO2를 포집해 고농도로 분리한다.
건식 CO2 포집 기술을 이용하면 포집한 CO2를 99% 이상의 고순도로 액화할 수 있다. 고농도 CO2는 산업적 활용이 가능하다.
◆ 액체 흡수제도 이용…매일 CO2 180t 이상 포집
전력연구원은 건식 CO2 포집과 더불어 습식 CO2 포집 기술도 개발했다.
‘연소후 습식아민 CO2 포집 기술’은 습식아민 흡수제를 활용, 90% 이상의 포집 효율로 매일 180t 이상의 CO2를 포집한다.
이 기술은 포집공정을 최적화해 기존 흡수제와 비교해 35%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보인다.
◆ CO2와 수소의 만남…미생물 이용해 메탄 연료화
‘CO2 전환 메탄 연료화’는 신재생에너지 이용 뒤 남는 잉여전력으로 수소를 생산한 뒤 미생물을 이용, 수소를 CO2와 반응시켜 메탄으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에 대해 전력연구원은 “포집한 CO2를 메탄가스로 전환해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기존 도시가스 배관을 통해 공급할 수 있는 파워 투 가스(P2G) 기술”이라며 “풍력·태양광 발전 등의 출력을 안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향후 내년까지 대량 메탄화를 가능케 할 미생물을 확보하고 메탄가스 생산 플랜트를 구축한 뒤, 1MW급 실증설비(2022년), 50MW급 상용설비 개발(2023년)을 통해 상용화할 계획이다.
◆ 석회석으로 다시 태어나는 CO2
CO2를 석회석으로 전환하는 기술도 개발됐다. 석회석은 고부가 산업용 원재료이며, 전환에 사용되는 원료도 폐콘크리트, 석탄회 등 산업부산물이라는 점이 의미 있다.
CO2 포집·저장 공정 없이 가능한 것이 특징인 ‘CO2 이용 석회석 생산 기술’은 저에너지형 융합 공정으로, 지난해 ‘미국 피츠버그 국제발명 전시회’에서 금상을 받기도 했다.
전력연구원은 이 기술을 통해 CO2 배출을 감축하는 동시에 생산된 고부가 석회석을 환경, 펄프, 제지, 도료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 CO2, 주방세제나 사료로 사용할 수도
CO2를 이용해 중탄산소다를 생산하는 기술도 선을 보였다. 전력연구원은 이 기술을 통해 산업용 원재료로 사용되는 중탄산소다를 일 40kg 이상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배가스 활용 중탄산소다 생산기술’은 별도의 포집설비 없이 90% 이상의 CO2가 제거된다.
이 과정에서 전력연구원이 개발한 새로운 탄산화 공정을 적용, 최신 분리막·전극기술을 통해 에너지를 기존과 비교하면 25% 이상 아낄 수 있다.
전력연구원은 “중탄산소다는 바이오매스 발전, 산성 가스 처리, 식품첨가물, 주방세제, 사료 등에 사용돼 온실가스의 고부가가치 활용에 기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