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불황형 상품인 ‘보험대출’이 크게 늘었다. 서민과 중산층 모두 살림살이가 어려워 진 것으로 풀이된다.

8일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생명보험업계 대출채권이 전년동기 대비 8.1% 늘어 133조 3474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사에서 제공하는 보험대출은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과 신용대출, 부동산 담보대출 등으로 구분되는데 상품별로 고루 증가했다.

보험대출이 고루 증가했다는 것은 신용등급이 낮은 저소득가계는 물론 중산층까지 살림살이가 팍팍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 불황과 더불어 자금융통이 어려워진 가계들이 제1금융권이 아닌 보험사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보험계약대출은 보험을 가입한 사람이 보험을 깨지 않고 대출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해지환급금의 최대 95%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보험을 어느정도 보유하고 있는 중산층이 자금조달이 급하게 필요할 때 이용한다. 올해 들어 대출규제가 강화되는 등 자금 유동성이 떨어지고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자금 융통을 위해 보험사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사의 신용대출과 부동산담보대출은 취급하는 신용등급 범위가 넓은 대신 금리가 6~15%로 높다. 타 금융권과 대출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심사도 까다롭지 않아 ‘급전’이 필요할 때 많이 찾는다. 제1금융권에서 밀려난 서민들이 급하게 생활비가 필요할 때 주로 찾는 상품이다.

국민들의 살림살이에 빨간 불이 켜진 것은 다른 지표에서도 속속 확인된다. 저축은행 소액신용대출 연체율도 전년 동기 대비 5% 이상 늘어났고, 보험료를 납부하지 못해 보험 효력이 상실되는 효력상실해지율 또한 매달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활력을 잃은 경제에 자금줄까지 막힌 국민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더 심각한 점은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곳을 찾을 수밖에 없었던 서민들의 이자부담 또한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서민들의 경제와 금융 안전망을 위한 정부당국의 대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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