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산업 발전전략 아닌 질서 있는 퇴진’이 시대적 흐름

에너지정의행동은 최근 원전 기술력과 관련 산업을 장려하는 내용의 여야 5당 원내대표들 간 합의문에 대해 ‘황당하고 엉뚱한 합의’라고 비판했다.

지난 5일 청와대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들 간 ‘여·야·정 상설 협의체’ 첫 번째 회의가 개최됐다.

합의문은 경제·민생 상황이 엄중하다는 공통 인식과 국민 삶을 개선하기 위한 관련 입법·예산에 초당적으로 협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원전 기술력과 원전 산업 국제경쟁력을 유지·발전시키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라는 내용을 포함한다.

에너지정의행동은 “민생과 아무 관련도 없는 원전 산업 장려내용에 황당하다”라고 밝혔다. 12항에 걸친 합의문 중 특정 산업을 위한 발전 정책을 추진하는 내용이 들어간 것은 원전산업이 유일하며, 이는 특혜라고 지적했다.

특히 원전 산업이 사양추세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라늄 채굴과 농축, 원전 건설과 연료 재처리까지 원전 산업 전 공정을 운영하던 프랑스 아레바가 2016년 사실상 파산해 현재 연료 부문만 회사명을 변경하고 남은 실정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해 미국 법원에 파산신청을 한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모기업인 일본 도시바 그룹에 끼친 부정적 영향, 도시바 영국 원전발전계열사 누제너레이션(NuGen)에 대한 청산 검토 등 부진한 원전 산업의 현실도 안내했다.

중국과 러시아 등 일부 국가만 원전 건설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 국가는 이미 탄탄한 원전산업을 구축, 우리나라의 시장 진입이 어렵다고 분석했다.

에너지정의행동 관계자는 “원전 산업은 그동안 수많은 지원시책과 예산 투입으로 유지됐다”라며 “현 상황에서 추가 투자와 진흥정책은 곧 손실을 야기해 국민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 날선 비판을 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원전 산업 진흥을 골자로 한 여·야·정 상설 협의체의 합의문은 오히려 경제와 민생을 해치는 결정”이라며 “‘유지·발전’이 아니라 ‘질서 있는 퇴진’이 시대 흐름에 부합하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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