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과 LG전자가 DC전력공급 및 가전제품 상용화에 가장 앞선 상태다. 한전은 전력공급 시스템 DC(Direct Current, 직류)화를 본격 추진하고 LG전자는 이에 맞는 가전제품을 개발하는 협업 시스템을 구축했다.

DC를 통한 전력공급은 공급과정에서 손실이 적어 장점이 많았지만 적용기기 가격이 높아 경제성에서 다소 약점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최근 관련 기술의 완성도가 높아지고 신재생과 디지털 기기의 보급 확산으로 DC전원이 늘어나면서 기술개발이 활기를 띠고있다.

한전에 따르면 태양광발전과 같은 DC기반의 신재생에너지원과 PC, TV, 에어컨 등 직류부하를 소비하는 DC부하가 증가하면서 DC배전망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으며, 전력전자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DC 배전기술이 미래의 전력공급 방식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DC가전의 가장 큰 장점은 에너지효율 향상이다. 특히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인 인버터 모터·컴프레서는 DC전류를 사용하기 때문에 가전기기 내에서 AC를 DC로 다시 한번 변환해야 하지만 DC가전은 이런 과정이 생략된다. AC/DC 변환부품이 필요없기 때문에 가전제품의 부피도 줄일 수 있다.

생활속까지 파고든 DC전원 미래의 핵심이 된다

DC방식은 1879년 에디슨이 백열전구를 발명하고, 1882년 뉴욕 맨하탄에서 DC상업발전에 성공하면서 주목을 받았지만 짧은 송전거리 때문에 당시 기술로 장거리 송전이 가능한 웨스팅하우스의 교류시스템이 배전분야의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DC전원 공급방식은 전압 레벨에 따라 LVDC(저압), MVDC(특고압), HVDC(초고압)로 구분된다. LVDC는 현재 실증단계에 있으며 MVDC는 초기개발단계, HVDC는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최근 들어 DC전원 각광을 받는 것은 두가지 이유다. DC부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신재생 등 분산전원의 확대와 직류를 기반으로 하는 ICT 및 디지털 기기의 증가는 DC부하의 확대를 예고해 왔다. 또 효율이 높다. DC로 전기를 공급할 경우 최대 20%까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현재는 대부분의 망이 AC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신재생발전을 통해 전력을 공급할 때에는 인버터 등 전력변환기로 DC를 AC로 변환한 후 전력을 공급했다.

이 과정에서 최대 20%의 전력손실이 발생했다. DC로 생산한 전기를 DC망에 직접 연결하면 전력손실도 없고 장거리 전송이 가능하다. 미국의 전력전문 연구기관인 EPRI 보고에 따르면 디지털부하의 증가에 따라 DC부하는 2020년 전체 부하의 5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DC로 전기를 공급할 경우 같은 용량의 전선에 비해 많은 전기를 보낼 수 있다. 전력공급 과정에서 동일한 교류 전선 또는 케이블에 비해 전압레벨이 높기 때문에 전력전송 용량을 약 1.3배 높일 수 있다. 같은 설비로 배전선로 증설의 효과도 볼 수 있다.

특히 도심지 내 저압선로의 경우 기존 선로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전력전송 용량을 높여 늘어나는 수용가에 대응할 수 있으며, 높아진 전압레벨로 인해 공급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단점이 있다면 기존 배전시스템에 비해 시스템 구축비용이 높고, 내부에 포함된 많은 부품으로 인해 시스템 고장 발생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 기존 AC기기에 비해 수명이 짧아 유지보수 비용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전력변환장치 상용화를 통해 가격을 낮출 필요가 있다.

그동안 DC전력 공급과 관련해선 망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는데 LG전자가 DC가전 개발에 본격 뛰어들면서 가정에 까지 DC시스템이 영향을 미치게 됐다. DC방식의 가전제품 개발은 LG전자가 처음이다. 현재 가정의 모든 가전기기가 AC기반에 최적화된 상태에서 초기에는 시장이 없어 다소 힘들 수 있지만, 한전이 현재 기술을 발전시켜 국내에서 특고압 DC전력 공급을 상업화할 경우 시장은 급속히 늘어날 수 있다.

한전은 오는 2023년 까지 도심지 대용량 빌딩에 대해 DC 20kV로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며, IDC 및 EV충전 빌딩 등 DC전력공급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독립전원을 갖고 있는 대형선박 등이 DC방식의 전원 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관련 가전제품의 수요는 꾸준히 늘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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