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치지 않았는데 팔꿈치가 아프다고 내원하는 환자중에 경험적으로 약 70%는 외측 상과염 (테니스 엘보)이며, 약 20%는 내측 상과염 (골프 엘보)이고 나머지가 약 10% 정도 됩니다.

테니스 엘보란 팔꿈치의 외측 상과염을 부르는 용어로 내측 상과염을 일컫는 골프 엘보와 함께 팔꿈치 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테니스 운동 중 백핸드 스트로크시 많이 발생된다고 하여 테니스 엘보라 알려져 있으나 실제 손목을 펴는 근육을 많이 쓰는 운동이나 요리사 등 직업적으로 팔을 과도하게 많이 사용하는 경우에 흔히 발생하며 팔꿈치 부위에 국소적으로 심한 압통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통증은 팔꿈치의 바깥쪽 위관절융기(상과)에서 시작되어 아래팔로 뻗쳐가는 임상적 양상을 보입니다. 대부분 서서히 진행하여 발병시점을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급성으로 시작하여 비교적 정확한 손상 병력을 밝힐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통증은 미약한 정도부터 밤에 잠을 못 잘 정도로 심한 상태까지 다양하며, 팔꿈치를 충분히 펴거나 구부리고 힘들다고 호소하기도 하고 세수나 식사 등의 일상활동도 어려워 심지어 수저를 들기도 힘들다고 표현하는 환자들도 있습니다.

진단은 이학적 검사로 가능하며 팔꿈치의 바깥쪽 상과에서 약 1cm 정도 아래부위를 누르면 심한 압통부위가 있고 환자가 손목관절을 뒤로 젖히게 (신전) 하고 의사가 손목 운동에 반대되는 힘을 주면 통증이 유발될 때 진단할 수 있습니다. 초음파나 MRI 검사가 확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단순 방사선 검사는 외래에서 테니스 엘보의 확진보다는 다른 질환의 감별진단을 위해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관절염이 동반되어 있거나 외측 상과부에 석회화된 소견이 보이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초음파 검사는 민감도가 MRI보다 떨어지지만 힘줄이 손상된 정도를 알 수 있고 염증이 호전되는 결과를 외래에서 간단히 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테니스 엘보는 대부분 보존적인 치료만으로도 호전됩니다. 보존적인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휴식입니다. 팔을 많이 써서 생기는 질환이기 때문에 일단은 휴식을 취해주면서 통증과 염증을 조절하기 위해 다양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표재열과 심부열을 사용하는 물리치료도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일상 생활을 할 때 가능하면 손바닥이 위로 향하게끔 물건을 들면 약해진 근육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약물 복용과 물리치료로 호전되지 않는 경우에는 비수술적 주사치료를 시행합니다. 급성기나 통증이 매우 심한 경우에는 소량의 스테로이드 주사가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보면 다른 치료 방법에 비해 오히려 효과가 낮고 재발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때문에 최근에는 고농도 포도당을 이용한 프롤로 주사나 DNA 인대강화주사로 치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 통증 완화효과는 떨어지지만 재발률이 낮고 무엇보다 부작용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체외 충격파 치료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어 주사를 싫어하는 환자에게 적용해 볼 수 있겠습니다.

보존적 치료를 충분히 하였는데도 호전이 없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수술적 방법으로는 병적인 조직학적 변화가 있는 부위를 제거하고 다시 봉합하는 방법, 관절경을 이용한 수술 등 여러 방법이 소개되고 있으며 무조건 어느 하나가 좋은 게 아니고 팔꿈치 관절의 힘줄이나 인대 상태에 따라 가장 적합한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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