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코엑스에서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한 ‘2108 대한민국 에너지전환 컨퍼런스’에서 임춘택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원장이 ‘글로벌 에너지전환과 대한민국의 선택’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5일 서울 코엑스에서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한 ‘2108 대한민국 에너지전환 컨퍼런스’에서 임춘택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원장이 ‘글로벌 에너지전환과 대한민국의 선택’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재생에너지를 통한 에너지 자립국가로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5일 서울 코엑스에서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성윤모)가 주최한 ‘2108 대한민국 에너지전환 컨퍼런스’에서 임춘택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원장은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재생에너지2030을 넘어 재생에너지4040, 재생에너지5060을 달성해야 한다”며 “블룸버그의 에너지전망을 살펴보면, 2050년 전세계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64%이다. 우리가 앞서 가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임 원장은 또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숫자에만 집중하는 경향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유럽은 일반 국민들의 에너지전환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진행됐다”며 “반면 우리는 정부가 주도해나가는 방식이다. 우리도 앞으로 유럽의 사례를 고려해 일반 시민들이 에너지전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원장은 에너지전환은 전세계적 추세이며,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적인 추세는 에너지원으로서 석탄·원자력·유류의 소비가 감소하는 데에 반해 재생에너지와 천연가스는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임 원장은 “한국은 원자력 발전과 석탄화력 발전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에너지 시장의 변화가 없었다면 에너지전환에 대해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하지만 에너지전환은 전세계적인 추세로, 우리는 세계와 분리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간 경제성을 앞세운 에너지 정책에서 환경성·안전성·사회성 등이 더 중요해졌다”며 “기후변화와 미세먼지에 대응하고, 중대사고와 자연재해를 예방하며, 사회수용성과 일자리창출이 우선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 원장은 또 에너지전환 정책이 일자리 창출과 수출에도 기여하다는 분석했다.

산업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에너지 신산업 혁신성장 추진전략’에 따르면 에너지전환을 통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양질의 일자리 약 17만개가 창출된다. 구체적으로 태양광 산업에서 7만9000개, 풍력 산업에서 6만5000개, 스마트 에너지 인프라 분야에서 2만4000개 일자리가 새로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또 에너지전환을 통해 전력분야 수출규모가 2배가량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임 원장은 “보수적으로 예측해도 에너지전환 통한 일자리 창출은 2022년까지 약 17만개로 예상되며, 2030년까지 약 57만5000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며 “또 태양광·풍력 등 전력분야 지원을 통해 2016년 264억달 수준인 수출규모를 2022년까지 515억달러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 원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전환 정책을 탈원전·탈석탄·친재생 등 세 단어로 요약했다. 이에 따라 원자력계는 에너지전환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원자력계는 에너지전환의 속도를 늦춰야 한다거나 정책방향에 대해서도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특히 원자력 고급 인력에 대한 활용방안 등이 과제로 남아 있다.

그는 “중장기 탈원전 로드맵을 최대한 활용해 안전하게 원전감축을 해야 한다”며 “3만7000여명의 원자력 고급 인력이 전 세계적으로 시장이 큰 방사선 분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에너지전환이 성공하기 위해 주민수용성 향상과 에너지가격 및 에너지 세제 개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홍종호 에너지전환포럼 상임공동대표는 “재생에너지가 주민들에게 익숙한 발전원이 아니다”라며 “주민들과 충분히 대화하고, 주민과 지자체에도 재생에너지 발전을 통한 실질적 이익이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전기요금에 원가와 사회적 비용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며 “한국은 전기요금이 경직적이다. 여러 분야의 기업들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가격이 탄력적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테트레프 슈톨텐(Detlef Stolten) 율리히연구소 전기화학공정공학 연구소장이 한국의 재생에너지 잠재력에서 대해서도 분석했다.

슈톨텐 소장의 분석에 따르면 풍력 발전 부지로 이용가능한 면적은 2만1556㎢로 풍력발전 설비용량은 194GW 규모이다. 태양광 발전의 경우 이용가능 부지는 1만8284㎢로 총 용량은 914GW이다.

슈톨텐 소장은 “풍력발전의 전력생산량은 339TWh, 태양광발전은 1138TWh로, 총 전력생산량은 1477TWh에 달한다”며 “2017년 기준 한국의 전력소비량 487TWh의 세 배에 해당하는 규모로, 한국에서 재생에너지의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피터 줄리우스 헤니케(Peter Julius Hennicke) 헤니케 컨설트 전 회장은 에너지전환 정책의 성공요인으로 정치와 연구기관 간의 소통과 긍정적인 담화를 꼽았다.

그는 “독일은 국회의원과 연구원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설립하고, 자문위원회에서의 소통을 통해 정치권과 연구기관 간의 협력이 잘 이뤄졌다”며 “정치권이 방향을 설정하면 연구기관은 연구를 통해 이를 뒷받침했다”고 전했다.

이어 “시민사회 전반에 전달할 수 있는 긍정적인 담화가 필요하다”며 “에너지전환은 세대 간의 약속으로 현 세대가 비용을 지불해 미래 세대가 맞닥뜨릴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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