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참여단 구성·용역발주 등 운영전반 걸쳐 의구심
'한빛원전 민관합동조사단 운영방식 무엇이 문제인가'
작성 : 2018년 10월 04일(목) 13:50
게시 : 2018년 10월 05일(금)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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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원전 전경.

한빛원전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민관합동조사단의 운영상 문제점이 드러나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한빛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짐에 따라 지역주민이 직접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민관합동조사단은 지난해 11월 출범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8월 22일 열린 ‘제10차 영광군의회 한빛원전 대책 특별위원회’에서 민관합동조사단 구성이 결정됐다.

하지만 한빛원전 안전성 검증에 대한 지역주민의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해 출범한 민관합동조사단은 운영 과정에서 잡음이 일며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기준과 원칙 없는 주민참여단 구성 논란
주민참여단 구성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민참여단 구성에 관한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민관합동조사단은 강필구 영광군의회 의장과 영광군 번영회 회장인 김규현 범군민대책위 공동위원장을 공동조사단장으로 강영구 영광군 부군수, 박응섭 민간환경·안전감시센터 소장, 강경택 국무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 에너지자원정책과장, 유성우 산업통상자원부 원전산업관리과장, 전휘수 한수원 발전부사장 등 18명으로 구성됐다.

민관합동조사단은 ‘한빛원전 안전성 확보 민관합동 조사단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약’(이하 운영규약)에 따라 실무위원회와 실무조사팀을 꾸렸다. 실무위원회는 이하영 민간환경·안전감시위원회 부위원장이 실무위원회 위원장을, 영광군 번영회 사무총장인 김관용 범군민대책위 기획팀장이 실무조사팀장을 맡아 운영되고 있다. 실무위원회에는 운영규약에 따라 국무총리가 추천하는 국무조정실 소속 공무원 1명, 산업부 장관이 추천하는 소속 공무원 1명, 한빛원전 범군민대책위 공동위원장이 추천하는 사람 3명, 한빛원전 민간환경·안전감시위원장이 추천하는 2명 등 총 12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에 반해 주민참여단은 인적구성에 대한 기준과 원칙이 없어 잡음이 새어나오고 있다. 운영규약에는 ‘실무조사팀은 주민참여단 약간명과 전문가 또는 국제공인 전문기관으로 한다’로만 규정하고 있을 뿐 인적구성 기준은 물론이고 인원수도 불명확하다.

주민참여단에는 범군민대책위원회 5명, 원전 관련 기관 4명, 언론(지역 신문사) 4명, 청년단체 2명, 여성단체 2명, 지역 6명 등 23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중 지역쿼터로 주민참여단에 참여하는 영광읍 주민 2명과 영농읍 주민 1명은 지역 내 어떤 직책도 맡고 있지 않아 선발기준과 대표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또 주민참여단에 지역신문사 기자 4명이 포함된 점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민관합동조사단 실무위원회 관계자는 주민참여단 구성 논란에 대해 “한빛원전 범군민대책위원회에서 논의를 거쳐 주민참여단 구성 가이드라인을 마련했고, 범군민대책위원회 소속 단체, 원전 관련 기관, 지역 언론사, 청년단체, 여성단체 등에서 주민참여단원 추천을 받았다”며 “영광군민 모두가 주민참여단의 자격이 된다. 최근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지역 주민들은 사회단체장, 사회단체 임원 등을 지낸 역량 있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개적인 회의를 거쳐 주민참여단이 구성됐다”고 덧붙였다.

◆9개월간 활동비 약 2억원 지급…원인자인 한수원이 부담?
한수원은 지난해 11월 출범한 민관합동조사단에 지난 7월 말까지 검증활동비 약 1억9900억원을 지급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9개월간 대략 2억원의 검증활동비가 지급된 점을 감안하면 내년 6월까지 총 4억4000만원가량의 검증활동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검증활동위원의 일급 검증활동비는 16만7000원이다. 다만 일일 활동시간이 4시간 미만일 경우 10만원이 지급된다. 또 사무보조원의 일급은 9만4000원, 4시간 미만일 경우 5만6000원이다.

한빛원전은 이용주 의원과 김삼화 의원에게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익명 처리한 ‘민관합동조사단 개인별 검증활동비 지급 내역’(이하 지급내역)을 제출했다.

가장 많은 금액을 받은 실무위원회 위원의 검증활동비는 1868만5000원에 달했다. 월평균 약 207만원을 지급받은 셈이다.

지난 2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주민참여단의 검증활동비는 개인 간 격차가 컸다. 가장 많은 금액을 받은 주민참여단원의 검증활동비는 848만6000원이며, 가장 적은 금액은 22만원이다. 주민참여단 중 활동건수가 10회 이하인 4명을 제외한 19명이 받은 평균 검증활동비는 6개월간 대략 434만8000원 정도이다.

특히 기술지원 인력 2명과 사무보조 1명의 검증활동비가 눈에 띈다. 기술지원 인력은 올 1월부터 7월까지 각각 1332만원을, 사무보조 인력은 1220만원을 받았다.

운영규약에는 민관합동조사단 활동과 관련한 모든 비용은 원인자 부담원칙에 따라 한수원이 부담하고, 필요시 영광군은 해당사항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다시 말해, 한수원이 운영하는 한빛원전에서 안전성 문제가 제기돼 민관합동조사단이 발족됐으니, 한수원이 모든 비용을 책임지라는 것이다.

원자력계 관계자는 “지역에서는 일부 검증활동위원이 월급수준의 검증활동비를 받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한빛원전의 안전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감은 이해하지만, 한수원이 운영비를 지원해 별도의 조사·검증 기구를 운영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관합동조사단 실무위원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원인자 부담원칙에 따라 한수원이 민관합동조사단 운영비용을 부담하는 것”이라며 “이는 정부 측과 협의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수상한 용역발주…일부 낙찰업체 전문성 있나?
용역을 낙찰받은 4개의 전문업체 중 일부 업체에 대한 전문성 논란이 일고 있다. 민관합동조사단은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해 약 28억3400만원 규모의 용역을 발주했다.

4개 분과로 나눠 운영되는 주민참여단은 각각 1개의 전문기관을 선정해 실무조사에 나서고 있다. 제1분과는 콘크리트 구조물, 제2분과는 격납건물 내부철판, 제3분과는 증기발생기 등 주요기기, 제4분과는 제도개선을 맡았다.

각 분과는 지난 2월 ▲한빛본부 콘크리트 구조물 안전성 조사·검증 용역(제1분과) ▲한빛본부 격납건물 내부철판 안전성 조사·검증 용역(제2분과) ▲한빛본부 증기발생기 및 주요기기 안전성 조사·검증 용역(제3분과) ▲한빛본부 제도개선 및 품질관리 조사·검증 용역(제4분과) 등을 발주했다.

제1분과 용역은 기술사컨설팅그룹(낙찰가격 9억444만5455원), 제2분과 용역은 어파브코리아(9억757만2727원), 제3분과 용역은 지펙엔지니어링(8억3100만원), 제4분과 용역은 원자력 안전과 미래(1억9100만원)가 낙찰을 받아 조사·검증에 참여하고 있다.

문제는 일부 낙찰업체의 전문성에 의구심이 제기된다는 점이다. 특히 제2분과 용역을 낙찰받은 어파브코리아는 지난해 2월 설립해 용역 수주 당시 업력이 1년인 업체였다.

NICE신용평가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어파브코리아의 매출액은 400만원에 불과해 이렇다 할 실적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또 어파브코리아의 자본금은 1000만원이며, 지난 4월 기준 기업평가등급은 ‘C+’로 상거래를 위한 신용능력이 최하위 수준이며 거래위험 발생가능성이 매우 높은 기업으로 분류됐다.

원자력계에서는 어파브코리아와 같은 영세업체가 한수원이 발주한 용역을 수주한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어파브코리아의 자본금과 실적으로 한수원의 기업평가를 통과하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원자력 관련 업체를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주민들이 원전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나선 만큼 전문성을 갖춘 업체에 맡겨야 했다”며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한 원자력 분야에서 실적이 부족한 영세업체가 선정된 점은 의아하다. 전문업체 선정이 안전성 확보 및 검증의 단초”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관합동조사단 실무위원회 관계자는 “민관합동조사단이 한수원 안전성 검증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제3자 검증을 하고 있다”며 “한수원 용역을 수주한 실적이 있거나 앞으로 한수원과 일을 해야 하는 업체는 객관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가이드라인을 수립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자격기술과 실적, 객관성 확보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전문업체를 선정했다”고 덧붙였다.

◆안전성 검증 과정에 민간 참여 위축 우려
민관합동조사단의 운영상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민관합동조사단은 한빛원전 안전성 검증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민관합동조사단은 지난달 27일 성명서를 통해 “영광군민은 정부의 원전 안전규제를 더 이상 믿을 수 없어 자구책으로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진상조사를 하고 있다”며 “한수원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찾아내지 못한 격납건물 콘크리트 공극을 찾아내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민관합동조사단은 모든 사항을 정부와 협의해 조사활동에 최선을 다하고 있음에도 최근 일부 국회의원들로부터 참여 민간인의 수당까지 자료제출을 요구받고 있다”며 “국회가 민간인을 사찰하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고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민관합동조사단의 운영상 문제와 한빛원전의 안전성 검증을 분리해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이번에 불거진 민간합동조사단 운영과정의 문제로 민간 참여가 위축되지 않을지 우려된다. 또 자칫 한빛원전의 공극이나 철판 부식 등의 안전문제가 아닌 민관합동조사단의 운영상 문제로 논점이 흐려질 수도 있어 걱정스럽다”며 “하지만 민관합동조사단은 좋은 선례이며, 소기의 성과도 달성했다. 민관합동조사단의 내부적 절차를 바로 잡는 문제와 한빛원전 안전성 문제는 분리해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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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jh@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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