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객석) 뿌리산업,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작성 : 2018년 10월 04일(목) 08:26
게시 : 2018년 10월 05일(금)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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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태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뿌리산업은 우리의 역사와 함께 발전해온 전통산업이다. 고려 상감(象嵌)청자는 아름다운 비색(翡色)과 함께 세계적으로 그 기술과 예술성을 인정받고 있다.
전력산업 역시 뿌리산업을 통해 구성하는 수많은 제품들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뿌리산업은 그 중요성에 비해 3D업종으로 인식되어 산업의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뿌리산업은 나무의 뿌리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나 최종 제품에 내재되어 제조업 경쟁력의 근간을 형성한다. 뿌리산업은 소재를 부품으로 생산하거나 부품을 완제품으로 만드는 기초 공정산업이다. 뿌리산업은 주조, 금형, 소성가공, 용접, 열처리, 표면처리 등 제조공정 기술을 활용하여 사업을 영위하는 업종이거나 뿌리기술에 활용되는 장비 제조업종을 말한다.
뿌리산업은 높은 수준의 전·후방연쇄효과를 보이며, 타 산업에 대한 파급력이 큰 산업이다. 뿌리산업은 자동차, 조선, 반도체, 기계, 전력 등 국가 주력산업과 로봇, 항공기, 신재생에너지 등 신성장동력 산업의 소재·부품의 품질 경쟁력과 생산성을 좌우하는 핵심 산업이다.
통상 자동차 1대를 생산할 때, 뿌리산업 관련 비중이 부품수 기준으로 약 90%를 차지한다고 한다. 산업 특성상 뿌리산업은 오랜 기간 다양한 경험과 시행착오를 통해야만 기술력이 축적된다. 일단 선진국의 기술수준에 도달하면 개도국이 쉽게 모방할 수 없다.
일본은 6대 뿌리산업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선진국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모노즈쿠리 정신’을 바탕으로 뿌리산업 기반을 지속적으로 구축해온 결과이다. 일본을 비롯하여 유럽, 미국 등의 선진국들은 제조업 부활의 핵심인 뿌리산업에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 중이다.
그간 우리 정부도 ‘뿌리산업 진흥과 첨단화에 관한 법률’에 근거하여 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제2차 뿌리산업 진흥 기본계획’이 수립됐다.
국내 뿌리기업은 2016년 기준 2만5787개사(제조업의 6.2%), 매출은 약 133조원(제조업의 8.6%)이고, 업종별 기업수는 금형과 표면처리업체가 각각 6399개사, 6319개사로 뿌리산업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10인 미만의 기업체수가 전체의 64.8%를 차지하나 해당 매출은 전체의 8.1%에 불과하다. 뿌리기업 매출액의 약 80% 이상이 자동차, 기계, 전자, 조선 등 4대 주력업종에서 발생한다. 연구개발비는 약 2조원으로 매출액의 1.6%를 차지하고 있으며, 금형이 타 업종에 비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3.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최근 뿌리산업계가 직면하는 많은 요구 사항 중에 하나가 스마트공장화이다.
자동차, 기계, 전자, 조선 등의 국내 주력산업은 뿌리산업의 가장 큰 고객인 바, 뿌리산업도 수요산업의 트랜드에 맞춰 나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세계적 항공기엔진 제조업체인 Rolls-Royce, GE 모두 제트엔진의 터빈블레이드 주조공정을 스마트화하여 품질 및 생산성을 제고하고 있다. 제조업의 패러다임 전환으로 인해 뿌리산업은 단순 제조에서 벗어나 고객의 요구에 즉각 반영해 맞춤형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국내에서도 여러 뿌리기업들이 스마트공장화 사업 등을 통하여 생산성 향상, 불량률 감소, 근무만족도 증가 등 효과를 거두고 있으나, 이와 같은 효과는 스마트 제조의 큰 틀에서 볼 때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뿌리기업들의 스마트공장 계획 수립시 애로사항으로는 투자자금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그 다음으로 유지보수 등 사후관리 부담, 가시적인 성과 확신, 전문인력 확보 어려움 등이 지적되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촉발되는 뿌리산업의 디지털화는 타 제조분야 및 서비스 분야와의 융합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뿌리산업 및 제조공정 분야의 스마트화의 효과성 증대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뿌리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서비스 융합 등 다양한 新비즈니스 전략이 필요하다. 뿌리산업이 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을 활용하여 스마트공장화가 더욱 진전된다면 산업 환경 변화에도 더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
오랜 전통과 기술력을 갖춘 뿌리산업의 장인 기술 기반 위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뿌리산업의 再도약으로 우리 주력 및 신산업 분야에서 수많은 세계적 명품 탄생을 기대해 본다. 이제 뿌리산업은 종래 오래된 산업이 아닌, 앞으로 오래 살아남아야 하는 기반산업이라는 인식이 중요하다. 4차 산업혁명기술과의 융·복합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미래성장기반산업이라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정만태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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