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한경 교수의 등촌광장) 부동산 문제의 유일한 해법
작성 : 2018년 10월 01일(월) 08:18
게시 : 2018년 10월 02일(화) 08:46
가+가-

성한경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요즘 경제문제에서 부동산보다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사회적 이슈는 없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야심차게 시작했던 8.2 대책이 의도와 다른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세간의 부정적 평가들을 접한 정부는 2018년 9월 두 차례에 걸쳐 부동산 수요 억제 및 공급확대 정책을 내놓고, 시장의 반응을 주시하고 있다. 그러면, 과연 근본적으로 현재와 같은 비정상적인 부동산 특히 서울 아파트 가격의 급등은 왜 발생했을까? 그리고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너무 복잡해서 답이 없어 보이기는 하지만, 사실 의외로 간단한 곳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서울 아파트값 급등의 원인을 수요와 공급의 변화에서 생각해 보자. 아파트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아파트 수요자들의 선호 변화, 소득 수준의 증가, 대체재인 전월세 가격 변화의 변화 등을 생각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생활 편의시설이 집중되어 있는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높아져 왔고, 더욱이 더 나은 자녀 교육환경을 제공하는 지역에 대한 선호도 꾸준히 존재해 왔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사람들의 소득이 증가하면서 정상재인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자연스럽게 증가해 왔다. 중기적으로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대체재인 전월세의 변화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전월세로 살아가던 사람들은 자금이 어느 정도 축적되고, 전세 가격과 아파트 값의 격차가 좁혀지면, 아파트 구매자로 나서고자 한다. 즉, 지난 몇 년간 지속된 전월세 가격 상승이 시차를 두고 대체재인 아파트 구매 수요를 자극해 왔다. 이러한 중장기적인 수요 변화는 정상적인 흐름이고, 아파트 가격 상승의 원인이기는 하지만, 급등의 원인은 아니다.
아파트 공급은 신규분양이나 재건축을 통한 새로운 아파트의 공급외에 기존 아파트의 공급도 있다. 지난 8.2 대책에서는 다주택자에 대해 거래세라고 할 수 있는 양도소득세를 높였다. 이는 다주택자들에 의한 투기적인 수요가 견인하는 아파트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한 방법이었고, 조세정의에 부합했지만, 기존에 아파트를 보유한 사람들이 공급자로 나서기를 망설이도록 만들었다. 아파트 공급과 관련해서는 더 중요한 부분이 있다. 바로 재산세로 대표되는 보유세이다. 현재 조세특위 활동 및 공시가격 조정 예고 등을 통해서 보유세 인상은 거의 기정사실화되어 있다. 보유세 인상도 조세정의에 부합하고, 심지어 야당에서도 양도소득세 인하를 전제로 찬성하기도 한다. 그러나 거래세와 보유세가 모두 상승하면, 기존 아파트가 시장에 공급되는 물량은 당연히 급감한다. 더욱이 재건축이나 신규 분양이 억제된 지금 사실상 아파트의 정상적인 공급 및 시장가격 형성이 불가능한 것이다. 결국 아파트 가격의 급등은 수요의 측면보다는 공급의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고, 이를 통해 시장가격이 정상적인 범위를 상회하게 된 것이라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 시장이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니, 아파트 부녀회나 부동산의 담합, 허위매물에 대한 부정신고 등과 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야 할까? 정부가 9월에 내놓은 수요억제와 공급확대 정책만으로는 시장 기능 회복에 충분해 보이지 않는다. 어쨌든 현재 상황에서는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단기적인 공급을 늘려야 한다. 현재 상황에서는 거래세를 감축하는 것에 더하여 보유세를 낮추고자 하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보유세 인상이 일부 다주택 보유자들이 공급에 나서도록 할 수는 있으나 다수의 주택보유자들이 높아지는 보유세 때문에 집을 팔거나 할 가능성은 낮다. 왜냐하면, 보유세 상승폭이 거래가 실종된 시장의 부동산 가격상승에 미치지 못할 것이고, 집주인 입장에서 보유세 인상은 전월세 수요자들에게 전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월세 가격 상승은 시차를 두고 부동산 수요를 자극하여 가격 상승을 부채질할 수도 있다. 반면에 보유세 인하는 공급자의 비용 부담을 줄여서 부동산에 대한 유보가격을 하락시켜 공급을 증가시킬 수 있다.
물론 거래세와 보유세 인하로 인해서 단기적인 이익을 실현하는 공급자나 주택보유자들이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단기간에 부동산 가격이 다소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수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시장왜곡이 감소한 시장이 균형을 찾아가는 힘은 매우 강력하다. 왜냐하면, 부동산 매매야말로 일반 가계 입장에서 가장 신중하고 철저하게 계산한 경쟁적인 선택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시장을 이길 수 있다. 단, 그것은 시장기능이 잘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지 시장을 질식시키는 것이 아니다. 햇볕정책이 대북정책에만 필요한 것은 아닌 듯 하다.
성한경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기사 더보기
많이 본 뉴스

에너지Biz

전기경제

시공&SOC

인기 색션

전력

원자력

신재생

전기기기

기사 목록

전기신문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