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홍기 삼정KPMG 공인회계사 부대표
배홍기 삼정KPMG 공인회계사 부대표

최근 우리사회에 ‘사회적 가치’가 많이 통용되고 있다. 지난 2014년 발의된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에 관한 기본법안’ 에 의하면, 사회적 가치란 사회, 경제, 환경, 문화적 영역에서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가치를 의미한다고 정의돼 있다.

과거에는 기업이 추구해야 할 가치로 주주이익의 극대화가 강조됐다면, 최근에는 이러한 재무적 가치와 더불어 사회적 가치도 동시에 강조되고 있다. 기업이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 발전인 비재무적인 측면에서 사회와 소통하며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기업의 새로운 가치와 경쟁력으로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는 정보 혹은 자산의 공유와 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이해관계의 확대가 기업의 성장과 존속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회적 가치에 대한 관심도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이에, 기업에서는 사회적 가치창출을 그룹의 주요 경영방침으로 정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의 활로로 모색하고 있다. 공공기관에서도 이러한 시대적인 요구에 부응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 채용의 공정성 확보 등을 경영평가에 반영하는 등 다양한 사회적 가치 활동을 제고하고 있다.

그간 기업들은 사회적 가치 창출 활동의 수단으로 사회공헌기금을 집행했다. 우리 기업들의 세전이익 대비 사회공헌 관련 지출 비율은 2016년 3.32%로 일본의 1.7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렇듯 우리 기업들은 사회공헌 활동에 큰 관심을 보이고는 있으나 대부분 일회성, 홍보성에 지나지 않아 사회공헌 기금에 대한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투자가치 증대를 제고해야 한다.

KPMG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의 20%만이 사회공헌의 성과와 영향에 대해 보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100대 기업(11개국, 10개 산업)의 사회공헌 투자현황을 보면, 2013년도 122억 달러를 사회공헌에 투자했고 이는 세전수익의 약 2.5%였다. 조사 대상 기업의 93%가 사회공헌 투자규모(Input)에 대해 관리, 보고하고 있었으며 88%의 기업은 사회공헌의 수혜대상 수 등 투자의 1차적 산출물(Output)에 대해 보고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중 20%만이 사회적 변화가 나타난 결과와 함께 사회적 효과에 대해서도 보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발표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60.7%가 사회공헌현황과 관련된 모니터링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스템을 통한 사회공헌투자의 정보는 대부분 사회공헌 지출 비용, 참여자 및 수혜자 수 등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기업과 한국 기업 모두 투자가치 환산을 위해 필수적인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명확한 결과와 효과 분석이 미흡하다고 할 수 있다.

투자에는 성과가 따라야 한다. 사회공헌도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투자이다. 기업이 상당한 금액을 사회공헌에 사용하는 만큼, 그 투자효과를 모니터링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이에, 사회공헌에 대한 투자가치를 측정하는 것처럼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도 측정이 되어야 한다.

KPMG는 ‘KPMG True Value’를 개발해 경영활동의 외부효과(경제적 가치, 사회적 가치, 환경적 가치)를 금전적 가치로 환산하고, 기업의 사회적 가치 성과를 관리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기업들은 이를 통해 보다 효율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관리할 수 있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S사의 사례를 살펴보면 사회적 가치를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한 사회성과의 총합으로 정의했으며 이를 측정하기 위하여 회사 내외부의 전문가들과 함께 정량화된 지표에 의한 사회적 가치 측정체계를 구축했다. S사의 측정체계는 ‘비즈니스 사회성과’, ‘사회공헌 사회성과’, ‘국민경제 기여 사회성과’ 둥 세가지로 구성됐다. 각각의 영역별로 성과를 측정했는데 비즈니스 사회성과에서는 제조과정에서 소비되는 에너지, 용수, 온실가스, 폐기물, 폐수 발생량의 저감 등을 통한 성과가 측정되었고, 사회공헌 사회성과에서는 전통적인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성과가 측정됐으며, 국민경제기여 사회성과에서는 임금, 세금, 배당, 이자 등으로 사회에 기여한 내용이 측정됐다.

기업들이 이처럼 사회적 가치 창출을 제도화하고 성과를 공시한다면 사회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재무적 가치 창출과 함께 사회적 가치 창출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확보하고 나아가 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한 비시장경쟁력을 제고해 새로운 성장 전략을 마련할 수 있기를 소망하여 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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