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소니가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로부터 모든 전력을 공급받겠다고 천명하고 나섰다. 전 세계에 111개 사업장을 가진 소니는 사업장들에서 얻는 전력을 재생 에너지로 완전히 대체해 전자제품 생산 뿐 아니라 영화 등 콘텐츠 제작을 위한 설비에 필요한 전력도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소니와 같은 대형 제조업체도 재생에너지의 바람은 피해갈 수 없다. 소니는 이미 유럽에서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실현했다. 그렇지만 그룹 전체 전력 소비 중 80%가 반도체 제작을 위해 일본에서 소비되는 만큼 일본에서의 전력 사용 역시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소니는 이를 위해 앞으로 일본 내 생산시설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재생에너지 전력을 구매해야 한다.

소니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투자자와 소비자들이 환경에 더 많은 신경을 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소니뿐만이 아니다. 세계의 내로라하는 기업들, 애플, 이케아, 나이키, 스타벅스 등 144개(9월 10일 기준) 기업이 앞으로 재생에너지만을 사용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사회 의식적인 투자의 증가는 이러한 추세를 이끄는 요인이 되고 있다. 글로벌 지속가능 경영보고서(Global Sustainable Investment Alliance)에 따르면 2016년 사회 책임과 관련된 투자 자산은 22조 9000억달러에 달한다. 소니의 한 임원 역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일시적으로 비용이 들지만, 이러한 요구에 대응하지 못할 경우 미래엔 자금 형성을 위한 사업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생에너지 100% 사용이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기 위한 ‘입장권’이 되는 형국이다. 최근 삼성이 100% 재생가능에너지 사용 계획을 내놓은 것도 이 같은 흐름을 더 이상 두고볼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는 삼성의 발표를 두고 재생에너지 100% 계획을 추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보고서(삼성전자의 새로운 도전과 기회: 100% 재생가능에너지 달성 로드맵)로 전달했다.

보고서에서는 한국처럼 재생가능에너지를 석탄화력발전 에너지 등과 구분해 구매할 수 없는 곳에서는 제도가 마련될 수 있도록 정책 입안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제안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돈은 막혀있는 곳으론 흐르지 않는다. 정부가 경제 발전을 원한다면 기업들이 이런 요구를 하기 이전에 현실을 직시하고, 한국 기업들이 세계에서 경쟁할 수 있는 판을 빠르게 만들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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