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 의원의 월요객석)‘탈원전’이란 용어 자체가 부적절
작성 : 2018년 09월 06일(목) 13:32
게시 : 2018년 09월 07일(금)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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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 국회의원

올 여름은 짧은 장마에 이상기후로 유난히 무더웠다. 전기요금과 전력관리를 둘러싸고 정치권은 누진제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두고도 숱한 논쟁과 공방을 반복해왔다.

에너지 정책에 대해 다양한 의견과 주장을 주고받는 것은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하지만 사실을 왜곡하며 정책에 대한 폭 넓은 이해와 논의를 방해하는 다수의 행동에 대해서는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정책을 일방적으로 흠집 내는 보수야당과 언론의 요지는 ‘탈원전’이라는 한 단어로 정리된다. 다수의 언론과 보수야당은 연일 탈원전을 대문짝만하게 찍어 내세우며 오로지 탈원전이 모든 에너지 문제의 근원인 마냥 주장을 편다. 기승전‘탈원전’이라고 해도 과한 표현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마저도 사실과 다른 내용이 많아 심각한 상황이다.

첫째, 올 여름철 기록적인 폭염 속에 전력예비율이 7%까지 떨어졌던 상황에 대해 탈원전으로 인해 원전 가동을 의도적으로 줄여 전력수급에 차질이 생겼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는 명백히 잘못된 주장이다. 원전은 관련 규정과 절차에 따라 경수로형 원전의 경우엔 18개월을, 중수로형 원전의 경우엔 15개월을 주기로 계획예방정비를 수행한다. 그런데 지난 몇 년간 원전 격납건물 내 철판부식, 콘크리트 공극 등 원전운영에 있어 계속적인 문제가 발생해왔다.

올해 원전 가동률이 50~60%대를 기록했던 것은 일부 원전에서 이러한 비정상적인 문제가 발견돼 정비기간이 늘어나 가동을 멈춰야했던 데 기인한다. 오히려 원전을 최고의 전원이라 주장하던 보수야당과 언론이 한수원을 비롯한 원전 운영주체들의 부실한 운영을 타박해야 맞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책임지기는커녕 도리어 전혀 관련이 없는 탈원전과 접목시켜 공격하는 행위는 적반하장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둘째, 정부가 산업용 경부하요금 인상에 나선다며 탈원전에 따른 부담을 기업에 떠넘긴다, 탈원전 때문에 산업용 전기요금이 오르면 우리 산업이 타격을 받는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전기요금 제도와 탈원전을 엮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산업용 경부하요금은 에너지 소비 왜곡구조를 개선하고 전력소비 효율화를 목적으로 이미 문재인 정부 출범부터 국정과제로 확정한 내용이다. 기저부하를 넘어 LNG와 같은 첨두부하까지 돌려야할 정도로 에너지소비가 많은 상황에서 기업들이 경부하요금을 이용해 값싸게 전력사용을 하는 추세가 계속됐기 때문이다.

또한 경부하요금을 단순히 인상시키는 방향도 아니다. 정부는 중간부하와 최대부하 요금도 함께 조정해 기업의 전기요금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입장에 있다. 게다가 전기요금은 연료비, 발전단가, 사후처리비용, 요금제도 등 다른 많은 요인들에 영향을 받는 문제다. 단순하게 탈원전으로 인해 전기요금이 오른다는 주장은 터무니없기 그지없다. 축구팀 전술 포메이션을 바꿨는데, 구단이 재정적인 손해를 볼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탈원전을 둘러싸고 여론의 시선을 막고, 엉뚱한 결론으로 귀결시키려는 주장의 종류는 이 외에도 수 없이 많다. 그러나 원전축소는 설문조사마다 3분의 2이상 다수의 국민들이 찬성하는 모양새다. 이는 원전이 갖고 있는 위험성과 비경제성에 많은 국민들의 공감이 있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사고를 통해 보았듯 원전 사고는 단 1번으로도 수천조원에 달하는 가히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피해를 끼칠 수 있으며, 그 사고는 당장 내일이라고 발생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또한 원전해체 및 사용후핵연료 처리까지 따졌을 때 초래되는 막대한 경제적 비용은 원전이 결코 저렴한 전원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다.

한편 산업부의 용역으로 산업조직학회와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연구한 바에 따르면 태양광에너지는 2030년경에 발전단가가 원전보다 저렴해질 것으로 예측됐다. 점점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현재도 발전비용이 낮아지는 현상에 비추어 보다 지속가능하고 깨끗한 에너지를 원하는 국민적 열망은 줄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말 강조하고 싶은 점은 탈원전이란 용어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에너지전환 정책이다. 탈원전은 그 과정에서 60여년 걸쳐 장기적으로 진행될 한 부분에 불과할 뿐이다. 에너지원별에 따른 종합적인 시각을 갖지 않고, 오로지 원전의 관점에서만 원전을 위한 에너지정책을 바라보면 당연히 편협해질 수밖에 없으며 생산적인 논의가 나올 수도 없다. 보수야당과 언론들은 스스로 원전의 대변인이자 변호인을 천명하지 않는 이상, 허접하고 폭 좁은 탈원전 프레임에 국민의 생각을 가두려하지 말고 보다 넓고 다양한 시각으로 국민들이 에너지전환 정책을 이해하고 동참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국회의원 이 훈(서울 금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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