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김필수(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올여름 지겨웠던 폭염이 끝나고 어느 덧 추운 공기가 뒤덮고 있다. 올여름 가장 화제가 되기도 했고 공포감을 자아냈던 BMW 차량 화재 사건은 어느 덧 2회전으로 넘어간 양상이다. 안전점검은 끝나고 리콜도 해당 부품을 교체하면서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국내 화재 급증 원인에 대한 정확하고 객관적인 원인이 파악이 안된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BMW에서 진행하다보니 신뢰성이 결여되어 국토교통부 민관조사단을 꾸려 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미 문제를 알고 있었으면서도 늦장을 부렸을 가능성과 현재의 리콜이 정확한 원인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임기방편으로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관련 정황은 많고 의혹은 심각할 수준으로 많아졌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같은 부품을 사용하면서도 국내에서만 유독 차량 화재가 급증한 부분은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올여름 폭염은 분명히 차량 화재를 부추긴 요소이기 하지만 이미 이전부터 다른 차량대비 BMW 차량 화재는 급증하고 있었고 밝힌 대로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향후 진행될 과제는 얼마나 신속히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원인을 밝히는 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의 진행속도로는 민관조사단의 구성이나 방법을 보면 구색 갖추기로 끝나면서 연말까지 형식적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의지를 가지고 신속하게 하지 않는다면 10만 여명의 BMW 차량 소유자의 피해는 물론 국민들에게 불안감과 불신을 쌓기 때문이다. 여기에 현재 진행 중인 리콜방법도 원인에 따라 재리콜이라는 심각한 결과도 예상할 수 있다.

몇 가지 측면에서 확실하게 진행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고 하겠다.

우선 BMW 차량 화재의 원인에 대한 언급이다. 이미 배기가스재순환장치라는 EGR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다양한 팩트가 나온 현실에서 원인 찾기에 대한 방법이 중요할 것이다.

필자가 언급한 바와 같이 국토교통부 민관조사단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지만 EGR에 대한 노하우는 역시 환경부 산하기관이 많다고 할 수 있다. 이미 수년 전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당시 워낙 질소산화물 저감에 대한 기술적 노하우가 많은 만큼 현재 제시되고 있는 EGR부품은 물론 이를 움직이는 알고리즘을 함께 조사하면 정확한 원인 파악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9월부터 대기 환경 조사방법이 연구실 내의 섀시 다이나모미터라는 기계 위에서 실험하는 방식이 아니라 실도로에서 강화된 기준으로 측정하는 방법으로 전환된 이상 전문 장비인 PEMS 장비를 활용해 환경부에서 별도로 진행하는 방법도 좋을 것이다. 수시로 민관조사단과 정보 교류를 하면서 시너지를 낸다면 생각 이상으로 빠른 기간 내에 결과 도출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아마도 BMW 코리아 입장에서도 본사의 차량 문제인 만큼 질질 끌기 보다는 정확하고 신뢰성 높은 원인과 대책을 고민하고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길게 가면 갈수록 BMW코리아 입장에서는 브랜드 이미지와 정상적인 차량 판매가 어려워지는 만큼 하루속히 문제를 털고 나서기를 바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환경부 산하기관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한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정부의 역할이 기대이상으로 되지 못하고 적당히 끝날 경우 심각한 후유증이 기다리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적당한 리콜과 정부의 적당한 마무리로 인해 해당 차량이 계속 운행될 경우 잘못하면 소비자 문제로 귀결될 가능성도 크다고 할 수 있다. 즉 폭염이 끝나고 당연히 자동차 화재도 줄어들 것이고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BMW 차량 화재도 일반적인 자동차 화재로 섞이면서 근본적인 문제가 숨어들어가는 경우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해결된 듯 보여도 내년 여름 폭염 발생 시 다시한번 연속적으로 화재가 다시 발생한다면 BMW는 물론이고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심각한 불신이 누적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런 사안이 발생한다면 담당자는 물론 관계자 모두 법적인 책임에서 자유스럽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라도 최선을 다해 해결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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