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우 파인테크닉스 사장
김근우 파인테크닉스 사장

2017년부터 첫삽을 뜬 LED장기렌탈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지 일년을 맞았다. 사업 초기 공론화 단계부터 지켜본 업계의 일원으로써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는 심정으로 지켜 봐왔다. 갑론을박 끝에 시작하는 사업 인 만큼 교육청을 비롯한 다수 공공기관, 민간 시장에도 활성화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지만 기대만큼 안착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

게다가 얼마 전 전기신문( 7월 10일 자 기사)의 보도를 보고 사업 초기 필자의 우려가 현실화 되는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회사뿐만 아니라 유수 업체들-대기업, 인테리어 전문기업 등-이 최근 몇 년 간 홈쇼핑 바람을 타고 LED조명 렌탈 사업에 관심을 보이거나 현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다 할 성공을 보이는 업체가 없다. 더군다나 장기렌탈사업은 사업 시행 초기임을 감안해도 비판 여론이 큰 편이다.

왜 LED조명은 정수기, 안마의자, 비데 같은 여타 소형가전 제품들과 다르게 렌탈사업에서는 시장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을까? 성공하려면 어떤 조건이 전제되어야 하는 것일까?

먼저 시장에 자리잡지 못하는 요인을 말하자면 크게 3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낮은 수익성이다. 현재 렌탈로 판매되는 여타 소형가전 제품의 경우 고가의 안마의자도 보증과 회수기간이 최대 3년으로 설정이 되어 있다. 그러나 LED조명은 서울시교육청의 기준처럼 최대 10년까지로 설정이 되어 있어 렌탈사업자의 수익성이 현저히 낮다. 게다가 장기렌탈사업의 경우 10년 간 무상보증에 반기별 조도측정 후 조도가 떨어지는 제품은 새 제품으로 교환을 해줘야 하는 등 렌탈사업자, 제조사의 부담이 상당히 높아지게 되고, 이는 다시 렌탈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렌탈시장의 축소로 이어지게 되는 원인이 된다.

두 번째, 대상 제품의 안전성, 획일화다. 장기렌탈사업의 대상제품은 가격이 낮은 직관형 LED제품인데 통상적으로 등기구 교체가 동시에 이뤄지는 것과 달리 기존 등기구를 같이 쓰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는 자칫 제품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으로 설치 장소가 학교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직관형 LED로 단정 지을 것이 아니라 현장에 맞게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장하는 것도 검토해볼 만 하다. 낡은 등기구를 그대로 사용하는 대신 LED평판조명으로 대체할 경우 안전성, 시각적인 측면에서도 효과가 높은 편이다.

이는 필자뿐만 아니라 업계의 다수 의견이고 일선 현장의 설비 담당자들에서도 나온 의견이다.

세 번째. LED조명제조사에 불리한 계약조건을 들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사례를 살펴보면 렌탈기간 동안 무상보증조건을 내세우는데 학교의 특성 상 상환기간이 최대 10년까지다. 일반적인 전자제품의 보증기간이 1년임을 감안했을 때 사업 초기부터 논란이 되는 부분이었다. 일부 의견은 보증기간 10년 제품은 LED조명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하지만 요즘같이 분기별로 신제품이 출시되는 상황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그럼 장기렌탈사업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LED조명은 가전제품이 아닌 내구재로 봐야한다는 점이다. 그런 인식이 전제되어야 장기렌탈사업이 성공할 수 있는 첫 번째 원칙이다. 통상적으로 민수시장에서 활용되는 LED조명금융상품은 평균 3년, 길어도 5년을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무상보증기간도 평균 3년으로 설정한다. 방학 등 실 사용시간이 짧은 학교라는 점을 감안해도 10년 무상보증기간은 렌탈사업자가 사업참여를 꺼리는 주 요인이 될 수 밖에 없다.

계약 조건이 렌탈사업자와 제조사에 불리한 현 상황에서는 LED조명장기렌탈사업의 성공은 요원하다고 본다.

둘째. 사용자 중심의 명확한 제품기준을 세워야 한다. 단지 비용이 덜 든다는 이유로 직관형LED 제품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교실, 복도, 체육관,음악실, 과학실 등 학생과 교사가 사용하는 공간 별 특성을 반영하는 제품기준을 명확히 세워야 한다. 지금처럼 실내는 무조건 직관형LED, 체육관은 LED투광등 이렇게 정해놓았을 경우

실제 설치 후 제품 교체를 다시 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

마지막으로 업계와의 원활한 소통의 필요성을 둘 수 있다.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 라는 표어가 있다. 이는 전문가의 의견이 필요한 부분은 전문가의 자문을 받자는 것이다. 사업 초기에도 업계의 가장 큰 불만은 현실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 업계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사업이다라는 것이었다.

지금이라도 업계와 교육청간의 협의체를 구성 장기렌탈사업의 문제점, 개선방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본다.

소통을 강조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모쪼록 업계와 사용자간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성공적인 LED조명렌탈사업의 시작을 보고 싶은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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