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중심 사회가 작지만 변화하는 모양새
오너 2세 교육에도 여성 참여 점차 늘어

전기공사업계의 젊은 여성 인력유입이 적지만 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남성 위주였던 오너 2세의 경영수업도 여성을 대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20~30대의 젊은 인력이 전기공사업계로 유입되지 않아 현장은 점차 고령화되고 있다. 지난 2016년 기준으로 총 13만7899명의 전기공사 기술자 가운데 40대 이상 기술자가 11만4519명으로 전체의 83.5%에 달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젊은 여성들의 전기공사업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 몇 해 동안 개최된 전기공사 기능경기대회에서도 여성 기술자들이 직접 출전해 주어진 과제를 소화하는 사례를 자주 볼 수 있다.

전기공사업체 오너들의 후계자 육성 과정에서도 여성들의 참여가 늘고 있다.

김진섭 우정이앤씨 대표는 딸인 김효진 씨를, 조순관 신성씨앤디 대표는 딸인 조수아 씨를 각각 다른 전기공사업체에 취업토록 했다. 직접 후계자 수업을 하는 것보다 다른 업체에서 바닥부터 실력을 쌓아야 한다는 신념에서다.

국형만 만표전기 대표도 국지은 씨를 직접 교육하며 후계자 양성에 힘을 쓰고 있다. 최근 들어 젊은 인력 부족 탓에 어려움을 겪는 전기공사업계에서 젊은 여성의 유입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합)태일전기공사의 정종태 대표 역시 정민진 씨와 함께 경영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정민진 씨는 전기기능사뿐 아니라 한전 가공배전 전공 자격증까지 습득해 현장업무에도 능하다.

이들은 여성이지만 모두 작게는 전기 기능사부터 전기공사 기사까지 각종 자격증을 취득해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 단순히 오너 2세이기 때문에 전기공사업계에 뛰어든 게 아니라,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업무능력까지 갖추고 있다는 것.

이 같은 현상은 그동안 남성적인 이미지로 대표됐던 전기공사업계의 문화를 조금씩 바꿀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전기공사협회 산하 전기공사인력개발원에서 교육을 받아야만 하는 가공배전 전공 자격증을 받은 정 씨의 사례에서 보듯 그동안 여성들은 전주를 타기 어렵고 공사업무가 힘들 것이라는 고정관념도 파괴되고 있다.

남성과 달리 섬세하고 일처리가 꼼꼼한 여성들의 특성은 전기공사업계에서도 여지없이 발휘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특히 공사 후 준공처리 등 공무업무같이 복잡한 업무에서도 여성들이 힘을 발휘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여성 인력 유입을 위해서는 그동안 쌓여 온 남성 위주의 업계 분위기를 타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남성 위주의 업계다보니 일부 과격한 언행과 행동 등을 자연스럽게 여기는 문화도 개선돼야 한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전기공사업은 남성들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건설업계도 그렇고, 전기공사업계까지 여성들의 참여가 점차 늘어나는 모양새”라며 “특히 젊은 기술자 유입이 적어지고 있는 전기공사업계에서 보다 다양한 루트를 통해 인재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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