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역본부‧지사 3개월째 시공지시 없어
인건비 등 비용은 꾸준 나가 한숨만 '푹푹'

올해 한전의 배전단가공사 물량이 크게 떨어지면서 업계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 지역본부‧지사에서는 3개월째 시공명령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인건비만 빠져나가는 모양새다.

한전의 배전단가 협력업체는 이른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며 전기공사업체의 탄탄한 성장을 지원하는 제도로 정평이 났다. 단가업체로 선정될 경우 안정적인 공사 물량을 제공받으면서도 실적을 쌓을 수 있기 때문에 많은 공사업체들이 배전단가 협력업체로 선정되기 위해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예년 같은 공사 물량이 확보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일부 지역본부‧지사에서는 시공명령이 3개월째 내려오지 않아 업계가 먹거리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처럼 3개월씩 공사를 받지 못한 적은 최근 수년간 겪지 못했던 일이라는 게 한 단가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처럼 시공지시가 내려오지 않을 경우 기술자들은 월급은 받지만 사실상 일손을 놓아야 하는 형국이다.

단가업체로 선정되면 기술자들을 규정에 따라 단가공사에 등록시켜야 한다. 이 경우 일거리가 없더라도 타 공사에는 등록시킬 수 없기 때문에 총가공사 입찰 시 추가로 기술자를 고용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시공지시가 없는 탓에 손을 놓고 있는 기술자가 있더라도 다른 기술자를 고용해서 공사를 수주해야 한다는 것.

2017~2018년 배전단가공사 추정도급액도 고압이 63억원, 저압이 16억원 정도로 전 시즌보다 올랐지만 지난해 상당수의 예산을 소모한 상황이어서 올해 시공지시가 거의 발령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해 예산을 대부분 소모할 만큼 실적이 좋았지만 공사가 많은 만큼 등록기술자 외 추가 기술자를 고용해야 해 인건비 비중이 높아졌고, 올해는 또 공사가 없어서 수익은 거의 없지만 인건비 비용만 계속해서 빠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지난 2015년부터 2017년 사이 배전기술자들의 임금이 대부분 50% 정도 상승했다고 업계 한 관계자는 전했다. 지난 2014년 한전이 나주혁신도시로 이전하며 서울 삼성동 사옥을 10조원에 매각, 배전단가 물량도 많았기 때문에 기술자들이 귀해지면서 임금이 크게 올랐다.

그러나 올해는 배전단가 분야에서 매출이 급감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인건비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 전기공사협회는 회원사들의 경영상 애로 해소를 위해 한전에 배전단가공사 추가예산 배정을 건의할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6월쯤부터 시공지시가 내려오지 않고 있다. 단가업체로 여러 해 선정됐지만 이렇게까지 공사가 없는 건 올해가 처음인 것 같다”며 “올해는 단가 분야에서 매출도 떨어지는데 높은 인건비까지 부담해야 하는 만큼 어려움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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