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떠나고 싶은 ‘빛가람’
작성 : 2018년 08월 22일(수) 15:08
게시 : 2018년 08월 23일(목)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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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를 위해 나주로 내려온 지 일주일 정도 됐다. 그동안 만나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눈 사람들이라고 해봐야 10여명 남짓.
이들은 공기업을 비롯해 정부출연연구원, 민간기업, 협단체, 언론사 등 소속도 다르고, 30대 초반부터 60대 초반까지 연령대도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가 있다.
“금요일 점심 이후에는 파장 분위기다.”
한전을 비롯한 전력그룹사 중 일부가 내려온 이후 자주 들었던 얘기지만, 직접 보니 와닿는 느낌이 다르다.
실제로 금요일 점심 이후에는 짧은 시간이라도 취재원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금요일 오후 미팅을 제안하는 것이 마치 결례처럼 여겨지거나, 혹은 센스 없는 사람이 되는 기분이다.
사정도 이해가 간다. 수도권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 얼른 올라가 가족을, 친구를, 친지를 만날 생각이 가득할 것이다. 책상 앞에 앉아있더라도, 일에 집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의욕을 갖고 일하는 것이 오히려 신기할 지경 아닐까.
그렇다면 이들은 왜 가족들과 함께 오지 않은 것일까. 보통 직장 중심으로 생활반경이 만들어지는 일반적인 한국인의 생활상이 이들에게는 어려운 것일까.
정답부터 얘기하자면, “그렇다”이다.
멀리서 보면 고층 아파트가 여기저기 보이고, 대형 주상복합 건물과 상가들이 모여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보면 ‘임대문의’라는 팻말이 붙은 곳이 태반이고, 기껏 열고 있는 상가에도 사람은 많지 않다.
백화점은 꿈도 꿀 수 없고, 쇼핑과 문화를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쇼핑 테마파크는 먼 나라 얘기다. 삼성동 시절, 코앞에 코엑스를 두고 생활하던 때와는 ‘100만광년’쯤 떨어진 생활을 하고 있다.
여기에 자녀 교육을 비롯해 당면한 문제들이 너무나 많다.
현재의 상황이 지극히 당연한 일인 셈이다. 덕분에 빛가람은 주말만 되면 ‘유령도시’ 라거나, 젊은이들이 떠나고 싶어하는 도시 등 여러 오명을 얻고 있다.
그리고 이주 공공기관과 해당 지자체들도 모두 이 같은 속사정을 알고 있다. 그러니 수년째 정주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일 터다.
그러나 문제 해결까지는 아직 요원하다.
빛가람이 보다 빠르게 지금의 오명을 벗으려면, 가족을 떠나 타지에서 생활하는 이들의 고민과 어려움부터 이해하고 공감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김병일 기자 기사 더보기

kube@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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