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퇴근해서 목에 땀과 때가 낀 와이셔츠를 세탁하려 한다. 세탁기에 빨래를 넣고 돌리려고 시작 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지금 전기사용자가 집중돼 요금이 꽤 높아짐을 확인한다.

버튼을 누르려고 손가락을 접으며 고민한다. ‘꼭 지금 빨 필요는 없지, 내일 아침에 입고 갈 옷인데. 이따 저녁 늦게 요금이 떨어지면 빨자.’ 똑똑한 생각이다. 그런데 모두 똑똑한 생각을 해버린 것이다. 늦은 저녁에 하나둘 세탁을 시작하고, 사용량은 집중돼 오히려 아까의 요금보다 지금 요금이 더 높아진다. 다시 고민한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빨까?’ ‘우선 세탁만 하고, 건조는 새벽시간으로 예약해 놓을까?’ 세탁기에서 셔츠를 꺼내 빨랫비누를 문지르며 손빨래를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미국의 슈퍼볼 빅 게임을 할 때는 국가 전력이 피크상황을 보인다. 모든 사람이 TV 앞에 앉아 경기를 보기 때문이다. 전기요금이 비싸다고 김새게 내일 승자와 패자를 알고서 녹화경기를 볼 것인가? 공급자는 슈퍼볼을 예상하며 발전기를 충분히 준비하고, 비싼 연료의 발전기까지 돌리며 비싼 요금을 받는다.

수요 측의 반응에 의해 요금은 달라진다. 가격은 가장 강력한 시그널로 수요와 공급의 밸런싱을 일으킨다. 효율적인 전력계통운영이 가능해진다.

<출처- 물구나무 선 발전소>

저자: 김성철 (파란에너지 대표이사)

출판사: 인포더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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