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자기장 초전도 자석 활용 핵융합・가속기 기술 개발 ‘활발’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3월1일(현지시간) 프랑스 카다라슈에 위치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를 방문해 실험로 건설 상황을 점검했다. 사진은 특정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3월1일(현지시간) 프랑스 카다라슈에 위치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를 방문해 실험로 건설 상황을 점검했다. 사진은 특정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초전도 현상을 이용한 자석, 즉 초전도 마그네트는 우리의 미래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켜줄 다양한 최첨단 시스템을 실현 할핵심 기술로 꼽힌다.

미래 에너지원인 핵융합부터 우주의 신비를 밝혀내기 위한 가속기 등 당장은 몰라도 머지않은 미래에 인간의 삶과 지성을 몇 단계나 더 풍요롭게 해줄 혁신의 키워드로 활용되고 있다.

초전도 자석은 초전도 현상을 바탕으로 손실 없이 이론적으로는 영구전류 상태를 실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반 상전도 자석의 경우 10T(테슬라)의 자계를 발생하는 데 MW 단위의 전력과 다량의 냉각수가 필요한데, 여기에 소요되는 비용도 천문학적이다.

더구나 높은 자기장을 발휘하려면 선재를 두껍게 감아야 하는데, 규모가 커질수록 활용 범위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미국 국립고자기장연구소가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직류자기장 설비는 45T로, 내부의 저항형 수냉식 자석을 운전하기 위해서는 30MW에 달하는 전력이 필요하다고.

이는 부산 해운대 신시가지에서 사용되는 전력을 여유 있게 커버하고도 남는 수준이다.

초전도 자석은 이에 비해 매우 적은 전력과 비용, 규모로도 높은 자기장을 발생시킬 수 있으며 성능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에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고자계 분야 적용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세계 최대 규모인 45T를 넘어서는 고자기장 자석을 만들거나, 보다 작은 사이즈에 경제성도 높은 콤팩트한 고자장 마그네트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미국 국립고자장연구소는 5년간 200억원을 투입, 40T 규모의 고온 초전도 자석을 개발하는 과제를 올해부터 시작한다.

특히 서울대 한승용 교수팀도 이번 연구에 합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교수는 한국으로 넘어오기 전 미국 MIT와 국립고자기장연구소 등에서 고온 초전도 자석 관련 연구를 지속해왔고, 무절연 권선법 개발 등 세계가 놀랄 만한 연구 업적을 다수 만들어온 이 분야 최고의 권위자다.

무절연 권선법은 고온 초전도 자석 연구 과정에서 가장 큰 난제로 꼽혔던 ‘퀜치(Quench)’ 현상을 해결해준 기술이다. 퀜치는 초전도 상태가 깨지고 저항이 급속도로 올라가는 현상으로, 관련 사고가 날 경우 초전도 시스템을 순식간에 태워버려 연구자들에게는 최대의 역경 중 하나로 꼽혔다.

한편 고자기장 초전도 자석을 활용하는 핵융합과 가속기 기술 개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핵융합의 경우 우리나라가 전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몇 안되는 미래 에너지 분야다.

이와 관련 2008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K-STAR’는 저온 초전도 기술을 응용한 핵융합연구장치로, 저온 초전도 선재 전문기업 KAT의 선재 기술이 큰 역할을 했다.

나아가 핵융합 에너지의 실용화를 위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러시아, EU 등 세계 각국이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ITER(국제핵융합실험로) 프로젝트, 포스트 ITER 프로젝트 등을 위한 DEMO 자석 개발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이른바 물질의 근원을 연구하는 장비로 알려져 있는 가속기도 초전도 자석을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 중 하나다.

의료, 신물질 개발 등 매우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는 가속기는 대부분 수냉식 자석을 이용하지만, 저온 초전도 자석 기반의 가속기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고온 초전도 자석의 활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우리나라의 IBS중이온가속기사업단은 특정 구간 방사능이 많은 기존 시스템을 전기연구원 초전도팀이 개발한 고온 초전도 4극 자석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전량 수입하고 있는 암 치료용 가속기를 국산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원자력의학원 등을 중심으로 5세대 암치료 가속기 개발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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