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게 낮은 낙찰률, 업계 "우려스럽다"

서울시 교육청의 LED조명 렌털 사업이 새로운 사업자를 만나며 본격화되는 가운데 업계를 중심으로 지나치게 낮은 낙찰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1차 사업자 선정에서 90%의 낙찰률을 기록했던 것에 비해 2차 74%, 3차 71%로 사업이 치킨게임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사업 본격 ‘공고’

서울시 교육청이 진행하는 LED조명 렌털 사업은 올해만 전체 281개 학교에 263억 원을 투입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서울시내 전체 학교 수를 감안하면 향후 10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사업의 첫 삽을 어떻게 뜰 것인가에 대해 조명업계의 관심이 집중돼 왔다.

특히 지난해 12월 한전산업개발이 서울 돈암초등학교 외 19개교에 대한 LED조명 렌털 용역사업자로 선정된 이후 6개월 간 공고가 나오지 않아 업계 일각에서는 사업이 원점에서 재검토되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5일 ‘서울갈산초등학교 외 25개교에 대한 LED 렌털 용역’을 시작으로 공릉초 외 32개교, 서울길동초 외 22개교, 답십리초 외 18개교 등 8일 현재까지 총 6개 지역청에서 입찰 공고를 내며 본격적인 사업 시작을 알렸다.

서울시 교육청도 렌털 사업으로 처음 진행하는 과정에서 기준과 절차상 이견이 있어, 이를 반영하다보니 공고가 늦어졌다고 강조했다.

또 공정한 사업 수행을 위해 수정 작업을 거친 것일 뿐 업계의 소문처럼 사업 백지화는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금호이앤지·자이에스앤디 낙찰

서울갈산초 외 25개교에 대한 LED 렌털 용역 사업은 전체 금액 27억8000만원 규모로 사업 주체인 강서양천교육지원청은 지난달 가장 먼저 사업자 선정에 나섰다.

입찰 결과 금호이앤지와 자이에스앤디, 세광전기가 경합을 벌인 끝에 투찰률 74.195%(20억8000만원)로 금호이앤지가 수주했다. 자이에스앤디는 83.823% (23억4900만원)로 2순위를 차지했고, 세광전기는 제안서 미제출로 입찰 자격에 부합하지 않았다.

이어 지난 1일 진행된 공릉초 외 32교 LED 렌털 용역 사업에는 총 4개 렌털사가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경쟁에 참여한 곳은 자이에스앤디와 금호이앤지, 청한, 한전산업개발 등 4곳이었다.

그중에서 전체 32억9500만원 중 71.456%(23억7900만원)의 투찰률로 자이에스앤디가 금호이앤지를 제치고 1순위 사업자에 선정됐다.

이어 금호이앤지는 76.255%(25억3900만원), 청한은 78.202%(26억400만원), 한전산업개발 89.437%(29억7800만원) 순이었다.

이 밖에도 서울길동초 외 22개교와 답십리초 외 18개교는 개찰 일시가 지났지만 제안서 평가 완료 후 개찰을 진행하고, 개명초등학교 외 31개교와 대곡초 외 24개교는 각각 14일과 17일에 결과가 공개될 예정이다.

◆낮은 낙찰률 “부실 우려”

한편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낙찰률로 인해 업계는 서울시 교육청을 넘어 전국 교육청과 지자체로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까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공공조달 시장에서 진행되는 사업은 최저낙찰률이 87% 내외로 고정돼 있다.

하지만 서울시 교육청 사업은 하한선이 없다.

이러다보니 렌털사가 무리하게 저가 입찰로 들어가 사업을 수주한 뒤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이나 저렴한 중국산 제품 설치, 외주 업체에 부담 떠넘기기 등 부실 우려가 있다는 게 업계의 이야기다.

한 업체 관계자는 “10년간 무상보증에 대한 계약도 업체에게는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여러 요건을 고려했을 때 현재 낙찰률은 터무니없이 낮은 수준”이라며 “적어도 업체가 최소한의 마진을 남기기 위해서는 80% 후반대는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저가 수주가 계속되자 사업 포기를 선언하고 경쟁에서 철수하는 업체도 나오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품질과 내구성 등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교육청이 요구하는 수준에 충분히 부합할 수 있지만, 결국 좋은 제품이 설치돼야 한다는 게 기본 전제”라며 “하지만 지금과 같은 출혈경쟁으로 이어진다면 오히려 적자 수주를 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에서 손을 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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