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업계는 중기 간 경쟁제품 재지정에 대해 기존의 구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중소기업의 주장과 자율경쟁 체재로 전환이 시급하다는 대·중견기업의 주장이 팽팽하게 갈리는 모양새다.

조명공업협동조합과 전등기구LED산업협동조합은 중소기업들의 중지를 모아 조명을 중기 간 경쟁제품으로 재지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조합 관계자는 “조달시장에서 조명 분야는 규모가 작고 업체수가 많은 전형적인 중소기업 위주의 구조로 형성돼 있다”며 “LED칩을 비롯한 대규모 생산은 대기업에서 담당하고 제조와 완제품 조립 등은 중소기업이 담당하는 분업화가 정착돼 있는 만큼 현 상황을 유지해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LED칩을 생산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물론 금호전기와 글로우원 등 대·중견기업들은 현 시장 구조가 일부 중소기업에게 수혜가 돌아가는 비정상적인 형태로 고착화됐다며 재지정 반대를 외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을 육성하겠다는 목적으로 조달시장 참여 자체를 제한해왔지만 불법·불량제품이 비일비재하고 소비자 신뢰도 땅바닥에 떨어진 상황”이라며 “시장 전체가 경쟁력을 잃고 성장 동력마저 사라진 만큼 대기업 규제 완화를 통해 공정 경쟁을 유도하면서 고품질 제품을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도록 변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에 속했던 조명업체의 수가 대폭 줄어든 점도 재지정 반대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힘을 보태고 있다.

3년 전 대기업 군에 속했던 대기업 9개사 중 조명 시장에서 활발히 활동을 하고 있는 곳은 삼성전자와 LG전자뿐이다. 규모와 생산력을 갖춘 대기업이 시장에서 사라졌기 때문에 중기 간 경쟁제품으로 지정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또 해외 진출을 위한 실적 확보를 위해서라도 재지정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해외 여러 곳에서 구매 의사를 타진해 오고 있지만 자국 내 조달 시장에서 판매 실적이 없어 번번이 무산되고 있다는 게 중견기업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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