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DR 시장 29% 운용하는 프로그램 만든 주인공”

“프로그래머의 입장에서 수요자원 관리 프로그램을 만들다 보니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집중했죠.”

이근용 스트릭스 대표는 “에너지 업계에서 일을 하게 될 줄 몰랐다”며 멋쩍게 웃으며 말했지만, 그는 국내 수요반응자원(DR) 시장의 29%를 운용하는 프로그램을 만든 주인공이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이 대표는 스트릭스라는 스타트업을 6년째 이끌어 오며 수요반응자원 관제시스템인 아임스(EIMS) DR 프로그램을 업계에 알렸다.

“오히려 에너지 전문가가 아닌 프로그래머로 경력을 시작했기 때문에 개발자 관점에서 사용자 중심의 프로그램을 만들기에 더 유리했던 것 같아요. 현재 수요관리사업자 7개, 그리고 이를 준비하는 사업자까지 포함하면 총 11개 수요관리사업자가 저희의 프로그램을 이용해 DR사업에 참여하고 있어요. 이들이 관리하는 참여고객은 총 890개에 달하니 국내 전체 참여 고객사로 따지면 31% 가량이 저희 아임스를 활용하는 셈이에요.”

지금까지 스트릭스가 관리한 수요자원은 420MW, 감축 회수는 250여회를 상회한다. 수요자원거래시장이 생긴 2014년 11월부터 DR시장에 쭉 참여해오다 지난 3월엔 태양광 전문업체인 솔라커넥트에 인수돼 다음 단계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태양광 사업을 하는 솔라커넥트와 손을 잡으면 태양광 발전소뿐 아니라 연계 ESS 시장까지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업계에 에너지 스타트업이 많지 않아 오래 고민하지 않고 바로 인수되길 결정했죠. 이제 분산전원의 핵심인 수요반응자원(DR), 태양광(PV),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EV) 4가지 중 앞의 3가지를 확보한 겁니다. 궁극적으론 VPP(Virtual Power Plant, 가상발전소)를 구축해야겠죠.”

VPP는 신재생에너지원과 ESS, 전기차 등 모든 분산전원을 한데 모아 하나의 발전소처럼 운영하는 것으로, 전력 수요와 공급을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는다.

“미래 에너지 신산업은 이러한 분산전원들을 모아 새로운 사업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거라 생각해요. 에너지 스타트업들이 할 일이 많아지겠죠. 집집마다 전기를 지금보다 더 편리하고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을 거예요. 해외에서는 블록체인을 이용한 전기거래가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는데, 한국에서도 이런 환경이 빨리 조성됐으면 합니다.”

최근 전기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당장 올해 말부터 소규모 전력 중개 사업 시장이 열릴 것에 대비해 업계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 대표 역시 이에 대한 계획을 차근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 올해는 태양광 연계 ESS에 특화된 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ESS의 수요가 점점 느는 데다 태양광 발전소 역시 계속 생겨나는 만큼 이에 대한 시장 상황도 긍정적이라고 봐요. 이후 차차 분산전원을 관리하는 업계로 더 성장해갈 생각입니다.”

“10명이 조금 넘는 작은 회사지만 직원 개개인의 맨 파워는 어느 곳보다 강한 만큼 성장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생각한다”는 그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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