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보급에 필요한 경제적 전원 확보 필요
해외 유례 없는 탈원전 정책 추진

23일 국회에서 열린 ‘탈원전 1년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정용훈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가 ‘탈원전 정책의 문제점 및 향후방향’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23일 국회에서 열린 ‘탈원전 1년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정용훈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가 ‘탈원전 정책의 문제점 및 향후방향’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탈원전 정책’에 따른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23일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정책위원회와 자유한국당탈원전대응특위가 주최한 ‘탈원전 1년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정용훈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급속한 탈원전 정책이 부작용만 일으키고 있다”며 “신규 원전 백지화를 통한 탈원전 정책은 국내 안전 운영을 저해하며, 수출산업경쟁력도 약화시킨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또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과 신한울 3·4호기를 직접 비교해 태양광 발전, 풍력 발전과 원전의 경제성에 대해 지적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신규 태양광 발전과 풍력 발전 설비를 48.7GW까지 확보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략 100조원이 투자되며, 20년간 운영을 통해 약 1.6조kWh 전기를 생산한다. 이는 한전판매단가 기준으로 대략 178조원에 상당한다.

반면 신한울 3·4호기는 총 2.8GW 규모로, 약 10조원이 투자된다. 85% 이용률 기준 60년 운영을 통해 약 1.3조kWh 전기를 생산하며, 한전판매단가 기준 대략 138조원에 상당하는 규모다.

정 교수는 “재생에너지 보급에 필요한 경제적 전원의 확보를 위해서라도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재개돼야 한다”며 “이는 원전 공급망의 붕괴를 막고, 부작용 없이 공급망을 수출로 연결이 가능하며, 토지보상, 매몰비용, 법적책임 등의 부작용도 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 교수는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필리핀은 원자력 산업이 의미가 없던 국가였고, 독일은 원자력 공급 산업이 쇠퇴한 후 탈원전 정책을 추진했다. 또 스웨덴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더라도 건설 중이거나 계획된 원전은 건설했다”며 “한국은 원전 사업 성장기에 있고, 원전수출국이며, 건설 중이거나 계획된 원전을 보유하고 있는 ‘살아 있는’ 원전 산업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 중인 사업을 백지화하고, 계속운전을 불허하는 탈원전은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급진적 탈원전 정책”이라며 “신한울 3·4호기 건설과 안전성이 확인된 원전은 계속 운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신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은 결국 LNG 확대 정책으로 이에 따른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꼬집었다.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LNG발전용량은 2030년까지 기 계획된 설비와 신규 4.3GW를 포함해 총 10GW 설비가 증설된다. 문제는 태양광 발전과 풍력 발전의 보조 전원으로 LNG발전을 이용할 경우 기존 가스발전이나 석탄 발전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는 점이다.

그는 “석탄 발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781g/kWhe이며, LNG 발전은 503g/kWhe이다. 하지만 간헐성이 큰 재생에너지의 보조전원으로 LNG 발전을 활용할 경우 이산화탄소배출량은 1269g/kWhe로, 석탄 발전보다 배출량이 크며 기존 LNG 발전보다 2배 넘게 배출된다”며 “이는 LNG 발전은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해 발전재개와 중단을 반복하면 연비가 떨어져, 더 많은 연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가동에 시간이 걸리는 증기터빈 대신 가스터빈을 단독 운전해 효율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이날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재생에너지 경제성 전망은 국내 실정을 반영하지 않은 해외 사례나 하락률만 거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생에너지 발전원가에 관한 하락률만 이야기하는 이유는 재생에너지는 아주 비싼 전원에서 비싼 전원이 되기 때문”이라며 “2020년 국내 원자력 발전원가는 28.63~51.37달러/MWh이며, 태양광 발전원가는 101.86~176.34달러/MWh, 풍력 발전원가는 111.64~178.63달러/MWh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전원의 경제성 확보 시점을 예측하고 그때 포함시키는 것”이라며 “경제성이 확보되기 이전부터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시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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