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민 입장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 만드는 게 목표”

우리는 밥을 먹고, 일을 하고, 휴식을 취하는 일상 대부분의 시간을 실내에서 보낸다. 집에 있든 기차역에 있든 ‘건물 안’에 있는 것이다. 이렇듯 건물 속에서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미국이나 EU 등 선진국은 건물 에너지 소비를 조절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제로에너지빌딩 달성 목표를 정해놓고 이를 위한 금융지원과 기술개발을 북돋는 식이다. 날이 갈수록 건물이 우리 삶과 더 가까워지는 때, 한국에너지공단의 건물에너지실 임용재 실장을 만났다.

“국민들은 관련 법이나 제도를 자세히 알지 못해도 이를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어야 해요. 건물 에너지 효율이나 절약과 관련한 세세한 정보를 쉽게 알 수 있다면 좋겠죠.”

임용재 실장은 “국민들이 건물 관리를 편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며 “건축물 에너지 효율등급 인증,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과 같은 제도를 알지 못하더라도 누구나 쉽게 자신의 건물 상태를 알고 이에 맞는 에너지 효율과 절감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2000년대 들어서 (제조) 산업체의 증가 추세는 완만해졌지만 건물에서 에너지를 사용하는 비율은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국뿐 아니라 선진국에서 먼저 이런 양상을 보였죠. 최근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등으로 생활 패턴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고요.”

그는 “산업 구조가 서서히 바뀌면서 산업체의 에너지 수요는 수송과 건물로 옮아갈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일반시민들은 자신이 지내는 건물의 상태를 알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궁극적으로는 일반시민 입장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정부 정책이나 제도, 사업들이 정부 입장에서는 당연히 어렵지 않겠지만 국민들에겐 동떨어진 것으로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건물 에너지실에서는 건물에 대한 총체적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작 중”이라고 밝혔다. 임 실장이 ‘BEST(Building Energy Service Total Platform)’라 소개한 플랫폼에는 건물에너지 효율을 위한 정책제도 안내 뿐 아니라 이상적인 건물 모델이 어떤 것인지, 소비자가 사는 건물의 유형에 따라 어떤 에너지 절감을 할 수 있는지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을 예정이다.

“플랫폼과 별개로 현재 정부 주도로 진행하는 BEMS 공공기관 의무화 제도나 제로에너지빌딩 의무화 로드맵 같은 제도들도 중요합니다.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과도 관계 있을 뿐 아니라 온실가스 감축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그는 1990년 입사 이래 건물 에너지 관리방법이 점차 바뀌는 것을 봐왔다. 비교적 고전적 방식인 인식캠페인이나 냉·난방 온도점검, 이행실태 점검 등에서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 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 도입, 제로에너지 빌딩 제작 등으로 바뀐 것이 대표적이다.

“BEMS를 적용한 건물이나 제로에너지빌딩은 모두 에너지와 정보통신기술의 접목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스마트시티와도 잘 어울리는 구성이 됩니다. 최근 산업부와 공단은 세종과 부산에 조성될 스마트시범도시를 위한 TFT에 참여해 에너지와 관련한 콘텐츠를 제안했어요.”

임 실장에 따르면 지난해 제로에너지빌딩으로 인증받은 건물은 10개, 올해 상반기엔 9개가 자리 잡았다. 아직은 미미한 숫자지만 앞으로 BEMS 보급과 에너지 관리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 그 수가 늘어날 거라 기대하고 있다.

“제로에너지 빌딩을 만드는 데는 일반 건물을 짓는 것보다 20~30%의 비용이 더 듭니다. 이 때문에 용적률 완화라든가 세제감소 등의 인센티브 제도를 시행해 비용부담을 줄이려 노력 중이죠. 이런 인센티브제가 민간의 시공과 자재 조달 등을 더 활성화시킬 수 있다면 좋겠고요.”

임 실장은 앞으로도 BEMS의 틀을 만드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DB체계부터 절감효과를 산정한는 방식까지 부가 규격을 잘 만들어서 구체적인 기준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어렵고 불편한 절차는 정부가 맡고, 국민은 편리하게 이를 이용하고 혜택을 받았으면 합니다. 앞서 말한 플랫폼 제작이나 세부 규정 제작도 다 이러한 일의 일환이죠.”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