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유관 파손·미국 제재 위험 등 감산 계획 외 요인 영향
석유시장 재균형 목표치 근접…감산 완화 논의 가능성도

세계 석유의 감산활동이 높은 이행률을 보임에 따라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에너지경제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량은 베네수엘라와 나이지리아의 생산량 감소와 OPEC 주도 감산 참여국의 높은 감산 이행률로 지난해 4월 이후 1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인 3200만b/d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됐다.

OPEC의 지난달 원유 생산량은 전월 대비 7만b/d 줄어들었으며, 당초 OPEC이 합의한 생산쿼터보다 73만b/d 이상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나이지리아(-9만b/d), 베네수엘라(-5만b/d), 리비아(-2만b/d)의 5월 산유량이 전월 대비 크게 감소했으며, 이는 사우디(+6만b/d), 이라크(+5만b/d) 등의 증산에도 불구하고 OPEC 전체 산유량 감소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생산국별 조정 요인을 살펴보면, 먼저 나이지리아는 Nembe Creek Trunk 송유관 파손에 따른 가동중단으로 Shell사가 나이지리아산 Bonny Light유 수출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한 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베네수엘라의 경우에는 국가 경제위기로 석유 생산 활동이 위축된 것으로 판단되며, 장기간 기준 생산량(206만7000b/d)에 크게 못 미치는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다.

또 리비아·이란·사우디·이라크 등 중동 지역 산유국들도 전력공급 차질, 미국의 대 이란 제재 위험 등으로 인해 기준 생산량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이 같은 석유 감산 기조에도 올해 세계 석유 수요는 OECD와 비OECD 국가에서 모두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전년 대비 144만b/d~165만b/d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상반기에는 석유 수요가 강한 상승세를 보이겠지만 하반기부터는 당초 예상보다 증가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판단, 2018년 세계 석유 수요를 전월 전망치에서 11만b/d 하향 조정한 9918만b/d(전년 대비 144만b/d 증가)로 전망했다.

특히 상반기에는 ▲계절적 요인(한파) ▲신규 정제설비 가동 개시(미국 등) ▲견고한 경제성장 등을 상승세의 근거로 제시했으며, 하반기에는 상반기에 세계 석유 수요를 지지했던 계절적 요인(한파)이 사라지고, 최근의 유가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당초 예상보다 낮은 증가폭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OECD 석유재고 감소 추세가 지속되면서 지난 3월 OECD 재고가 과거 5년 평균 수준에 근접함에 따라, OPEC 주도 감산참여국들의 ‘석유시장 재균형’ 목표가 거의 달성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석유시장 재균형 목표는 OPEC과 비 OPEC 감산참여국들은 OECD 석유재고를 과거 5년 평균 수준까지 감축한다는 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약 180만b/d 감축하는 것으로 지난 2016년 열린 ‘제171차 OPEC 정례총회’에서 합의됐다.

이와 관련 OPEC과 IEA는 지난 3월의 OECD 상업용 석유재고를 각각 28억2900만 배럴(전월 대비 1270만 배럴 감소), 28억1900만 배럴(전월 대비 2680만 배럴 감소)로 발표하면서, 5년 평균 재고와의 격차가 각각 900만 배럴, 800만 배럴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했다. 이에 따라 오는 22일 열릴 예정인 ‘제174차 OPEC 정례총회’에서는 감산참여국들이 감산 완화에 대해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OPEC 감산 모니터링위원회(JMMC)는 지난 4월 감산이행률이 152%라고 발표하면서, OPEC은 공급 부족에 대한 석유 수입·소비국의 불안을 알고 있으며 국제 석유시장의 안정과 에너지안보를 위해 OPEC이 기여할 것임을 재확인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일부 OPEC 관계자들은 “OPEC의 증산 공조 구상은 거의 대부분 사우디 및 러시아 간 대화에서 나온 것”이라며 “나머지 OPEC 및 비OPEC 산유국들의 의사를 모두 수렴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명백히 긴장을 유발시킬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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