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확산을 위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주 52시간 근무의 본격 시행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정부는 이를 통해 근로자들이 일과 삶의 균형을 회복해 안정된 행복을 누리는 선진국형 근로 문화가 정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고 보면 워라밸이란 단어는 어딜 가든 최대의 화두가 되고 있다.

실제로 취재 차 들른 LS전선 로비에는 ‘업무 몰입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핵심활동 5가지’라고 적힌 배너가 설치돼 있었다.

핵심활동 5가지는 정시근무 & 집중근무, Work Diet, 효율적인 업무 방식, 건강한 조직, 활력 충전 ‘休’ 등으로, 요는 불필요한 회식을 줄이고 업무의 효율성을 높여 저녁이 있는 삶을 만드는 기업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것이다.

어디 LS전선뿐일까. 여러 전력기자재 대기업과 차후 제도의 대상이 되는 중견기업들도 관련 준비에 한창이다.

여러 언론에도 논조에 따라 주 52시간 근무의 명과 암에 대해 다룬 기획기사들이 ‘쏟아지다’시피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언론사들의 준비 관련 기사는 우리 기업문화, 근로환경의 현주소를 그대로 담고 있었다.

기자협회보가 종합일간지, 경제지, 통신사, 지상파, 종편 등 주요 매체 15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는 ‘암담하다’ 할 정도였다.

보도에 따르면 아직 노 측에 구체안을 제시하지 못한 사업장이 대다수였고, 일부는 ‘주 5일제’를 강력히 실시하지만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한 곳까지 있었다고 한다. 노동조건 변화에 대한 노사 합의가 이뤄진 곳은 당연하다는 듯이 없었다고.

해당 기사를 쓴 기자는 이와 관련 법 위반 사업장이 되지 않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지당한 말씀이다. 이제 ‘일중독(Workaholic)’은 구시대의 유물이 됐다.

끈기와 노력만이 국가 경제를 발전시키고, 가족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거라는 우리네 아버지, 선배들이 가졌던 일종의 ‘신앙’은 변화하는 시대상 속에서 연기처럼 사라지게 됐다.

그들은 결코 틀리지 않았다. 당시의 한국과 지금의 한국이 다를 뿐이다. 하지만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틀린 답’ 즉 오답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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