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민 / 라온위즈 대표·방송인·칼럼니스트
김수민 / 라온위즈 대표·방송인·칼럼니스트

유대인과 한국인은 공통점이 많다고 한다.

역사적 시련기를 오래도록 거쳐왔고 전세계에 흩어져 영향력을 발휘하는 민족적 근성과 부지런함, 천재성도 그렇다. 어릴 적부터 철저한 신앙교육을 하는 유대인, 세계적으로 유래 없이 새벽기도, 철야기도 나가며 열심을 내는 한국 크리스천들과도 공통점이 있다.

한반도가 외세의 침입을 당한 횟수는 1천 번이 넘는다고 한다. 무능한 지도자들 때문에 민초들의 말 못할 고통이 있어왔다. 그러나 한국은 6.25 한국전쟁의 폐허를 딛고 1인 당 3만 불 시대에 살고 있다.

유대인은 2차 대전 당시 히틀러에 의해 600만의 유대인이 학살당할 때 아이들도 150만 명이나 포함됐다. 일할 능력이 있는 노동자는 살렸고 그렇지 못한 노인과 아이들은 무차별적으로 학살했기 때문이다. 유대인도 재기할 수 없을 정도의 고난을 겼었지만 약속의 땅을 회복한다는 성경의 예언을 믿고 1967년 6월 5일부터 10일까지 6일 전쟁을 통해 이스라엘은 불리한 군사력으로 아랍동맹국을 물리치고 동예루살렘과 시나이반도, 골란고원 등을 점령한다.

유대인은 세계 인구의 0.4%밖에 되지 않지만 노벨상 수상자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유대인이 580만명으로 3%이지만 100대 기업의 40%가 유대인 기업이고 미국 월스트리드도 유대인들이 장악했다. 록펠러, 로스차일드 등 재벌들을 많이 배출했고 수천 조의 재산 중 스위스 제네바 등지의 귀금석 보관소 금만 해도 4700조가 넘는다고 한다. 요즈음 그와 점심 한번 먹는데 500만 불을 내야 한다는 세계적인 투자가 조지 소르스도 유대인이다.

유대인을 칭송하자고 하는 말이 아니다. 주입식이 아닌, 토론식 교육으로 유명한 그들이 우리 국민과 다른 점 중 하나는 역사 교육이 가정에서 밥상머리 교육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유대인들이 당한 역사적 시련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AD 70년 로마에게 나라를 빼앗긴 예루살렘 멸망이다. 66년에서 70년에 걸친 유대인 반란이 실패로 돌아간 뒤에도 로마의 유다 통치에 맞서 끊임없이 싸워 온 엘리아자르 벤 야이르는 960명을 이끌고 천연 요새인 마사다 언덕으로 피난을 갔다. 마사다는 곡물 창고와 저수지가 있어 식량과 물 공급이 안정적인 탓에 로마군의 포위에도 불구하고 그곳에서 저항하며 몇 년을 버텨냈다.

어쩌면 반란군은 여러 해에 걸친 포위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 듯했다. 로마군들이 요새로 진입을 시도할 때마다 주민들은 큰 돌들을 떨어뜨려 그들의 진입을 막았다. 로마군은 수없이 돌을 맞으면서도 72년부터 73년에 걸친 겨울, 로마 군단은 200m 위쪽 언덕 꼭대기에서 내려오는 거대한 비탈진 경사면을 지었다. 봄이 되자 로마군은 경사로 위로 강력한 투석기와 성문 파괴용 대형 망치를 장착한 공성탑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극렬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로마군의 진입이 거의 가까워졌을 때, 마사다 요새에서는 비장한 결단을 내린다. 남자들은 학살당하고 어린이와 부녀자들은 포로로 끌려갈 일이 명약관화였다.

AD 73년 4월 15일, 민족 지도자 엘리아자르는 명예롭게 자살하는 편을 택했고 부하들과 유대인들을 설득해 서로를 죽이는 자살조를 편성한다. 제비로 열 명의 시카리 전사를 뽑아 사람들을 죽이고 최후에는 서로를 죽이는 임무를 맡았다. 가장은 자기 가족을 죽이고 자살했다. 그들이 어떻게 명예로운 최후를 마쳤는지 후세에 전할 증인으로 한 사람만 살려두었다. 다음 날 성벽을 돌파하고 들어간 로마군은 경악했다.

중요한 것은 전세계에 흩어져있는 유대인들이 지금도 조국에 전쟁이 나면 배운 사람들부터 조국으로 달려와 총대를 맨다는 사실이다. 여자도 군대에 가는 이스라엘은 우리나라 논산훈련소같은 곳에서 훈련을 마친 후 반드시 마지막 코스로 마사다 언덕을 올라가 이렇게 외친다.

“Never again, never again!”

요즘 우리나라 청소년들 중에는 6.25가 먼저인지, 일제강점기가 먼저인지 헷갈리거나 관심조차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아이돌그룹 신상은 줄줄 외우면서도 증조 할아버지 이름을 기억하는 아이는 거의 없다. 통일을 기대하는 시대를 맞이하면서 우리는 역사를 잊지 않아야 하며 후손들에게 역사 교육을 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 밥상머리에서도 각자 휴대폰으로 SNS 하느라 서로 쳐다보지 않는 악습을 버리고 얼굴을 보며 부모가 아는 현대사라도 나누는 습관을 가져보자. 그래야 민족의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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