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경영연구원, 지역 특성에 따른 다양한 모델·기술 활용하는 ‘춘추전국시대’ 예상

환경규제 등에 따른 여파로 엔진과 모터로 대표되는 파워트레인 주도권 싸움이 전기차 쪽으로 옮겨가겠지만 그 속도는 점진적일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충전인프라 구축과 소비자 인식 전환 등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지리적 요인이나 환경 등 지역 특성에 따라 다양한 모델과 기술이 활용될 것이란 예상도 덧붙였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5일 ‘자동차 파워트레인 전쟁’ 이슈리포트에서 미래 파워트레인 시장은 전기차 중심으로 이뤄지되 지역별 특성에 따라 다변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화의 속도도 급진적이기보다 점진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2015년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사건 이후 자동차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금지하는 나라들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이미 플러그인 전기자동차의 판매 비중이 40%에 육박하는 노르웨이는 오는 2025년부터 플러그인 전기차만을 판매하도록 하는 법안에 합의한 바 있다. 네덜란드와 독일, 인도는 오는 2030년, 영국과 프랑스는 2040년부터 내연기관 판매금지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2017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시장은 전년대비 58% 성장한 122만대 판매고를 기록하며 전체 신차 시장의 1.3%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뛰어 올랐다. 누적 판매량도 200만대를 넘어섰다.

리포트는 이러한 환경규제의 영향으로 완성차 업체들이 가격경쟁력과 기존 플랫폼 활용이 가능한 하이브리드차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터만으로 단독 주행운용이 가능한 풀 하이브리드는 물론 소형 구동모터와 배터리가 엔진의 보조 역할을 하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추세란 말도 덧붙였다.

리포트는 플러기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장점으로 전기차의 특성을 충분히 활용하면서도 기존 주유소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첫 손에 꼽았다. 충전인프라가 충분치 않은 지역에 있거나 장거리 주행이 목적인 이용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1회 충전 주행거리 300km 이상의 2세대 전기차 모델들의 초기 판매 부진 및 생산지연으로 인해 전기차 대량생산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것과 석탄화력 중심의 전력계통을 갖고 있는 지역에선 에너지 사이클을 고려할 때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오히려 친환경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이어 리포트는 한동안 파워트레인 시장은 다양한 모델이 경쟁하는 춘추전국시대가 전개될 것으로 예측했다. 지리적 요소와 환경, 기후 등 지역별 특성에 따라 각기 다른 모델이 활용될 것이란 해석이다.

전기차 확산의 속도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인 배터리는 현재 통용되는 리튬이온배터리 개선, 차세대 배터리 도입 등을 통해 가격경쟁력과 생산용이성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단, 배터리 기술이 크게 발전하더라도 원료수급과 충전인프라 확충, 소비자 인식 전환 등의 과정이 필요해 변화의 속도는 점진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1% 수준에 불과한 플러그인 전기차의 시장 점유율은 오는 2030년 신차 시장의 20%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차의 절반 이상은 전기차화 되고, 현재 95%를 차지하는 내연기관 파워트레인의 시장점유율은 2030년에 절반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부품수가 1/3 수준으로 적고, 단순한 전기차가 늘어나면서 자동차 산업 전체의 밸류체인도 재편될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의 핵심부품으로 엔진이 아닌 배터리가 부상하면서, 삼성SDI, LG화학, 파나소닉 등 2차전지 기업이 자동차 공급사로 변신할 것이란 관측도 더했다. 주행거리 확장을 위한 차량경량화 이슈를 해소하고자 초고장력 철강소재, 알루미늄, 플라스틱 등 다양한 대체소재가 각광받을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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