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급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기준 2만 5000대를 넘어섰다. 올해는 1만8600대를 보급할 계획인만큼 4만대 돌파도 확실시 된다. 하지만 전기차 증가 속도가 무색하게 전기차에서 배출할 폐배터리를 처리할 방안은 아직 없다.

2011년 첫 보급을 시작한 이후 전기차 증가 속도는 점차 빨라지고 있다.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늘었고, 충전기도 많이 설치한 덕분이다. 하지만 전기차도 결국은 소모품이다. 지금 보급한 전기차는 몇 년 후면 대량으로 폐배터리를 쏟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한 대당 탑재하는 배터리는 20~60kWh 정도다. 부피만 해도 전기차의 3분의 1, 무게는 수백 kg에 달한다. 게다가 최근에는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배터리 용량을 키우고 있는 추세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 따르면 2025년에는 8000대에 달하는 배터리가 배출될 것으로 추정된다. 배터리 용량을 20kWh로 계산해도 16만kWh에 달하는 양이다. 배터리는 유독물질을 담고 있기 때문에 함부로 처리할 수도 없다. 엄격한 안전관리가 필수다.

가격이 비싼 전기차 배터리는 일반적으로 재사용하거나, 분해해서 가치가 높은 소재를 추출해 재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로선 폐배터리 수거부터 활용까지 어떠한 규정도 없는 상황이다. 만약 지금 폐배터리가 발생하면 지자체가 수거해 보관을 하고, 그 이후의 관리 체계는 없다.

전기차 보급을 시작한지 6년째에 접어들었고, 지난해에만 1만3000대가 넘는 전기차가 등록되는 동안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아직 폐배터리가 나오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는 하지만 전기차를 보급하는 데에만 치중한 정부의 대처가 아쉬운 대목이다.

친환경적인 차라는 전기차가 오히려 폐기물을 만들어내는 골칫거리라는 비판을 받기 전에 폐배터리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처리·재사용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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