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대기업들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가 사상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 대기업들의 수출 호재가 긍정적인 시그널을 이끌어낸 셈이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17년 지식재산권 무역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기업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2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2010년 통계 작성 이후 첫 흑자 전환이다.

한은 측은 흑자의 폭이 크진 않지만 그간 우리나라 지식재산권의 만성 적자를 주도해 온 국내 대기업의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섰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풀이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전기·전자제품을 제조하는 국내 대기업이 주요 선진국의 특허 기술을 사용할 때 지불하는 '특허 및 실용신안권' 탓에 적자를 면치 못했다. 특허 및 실용신안권은 산업재산권 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대기업의 수출이 늘면서 적자가 13억8000만 달러로 크게 축소됐다. 선진국에서의 수입은 줄어든 대신, 베트남 등에 대한 수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국내 중소·중견기업은 12억6000만달러 흑자로 전년(16억1000만달러)에 이어 흑자 기조를 지속했다.

사상 첫 흑자를 낸 국내 대기업과 달리 외국인 투자 중소·중견기업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30억3000만달러 적자로 사상 최대의 적자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상표권과 컴퓨터프로그램 저작권 수입 등이 늘어난 탓으로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