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현장과 소통하고 정책을 결정했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만난 전기공사업체의 한 현장대리인은 “한전이 내놓은 신형 차세대배전정보시스템(NDIS)을 보면 한전이 직접 관리해야 할 판매시스템 등 메뉴는 조작법도 매우 편해지고, 오류 하나 없이 잘 운영된다”며 “반면 공사업체가 이용해야 하는 메뉴는 오히려 퇴화를 시켜놨다”고 말했다.

한전이 직접 운영해야 하는 부분은 현장의 의견을 잘 반영시켜 편의성을 대폭 강조한 반면 공사업체들의 목소리는 전혀 반영하지 않아 불편함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얘기다.

한전이 신형 NDIS 시범 도입을 시작한지 6개월 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시스템이 안정되지 않아 업계의 어려움을 유발시키고 있다.

업계의 불만은 ‘소통’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일방적으로 사업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현장 대리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시스템이 교체되는 것이라면 적어도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사업을 추진했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 같은 과정을 건너뛰고 충북과 강원지역에 무리하게 시범도입을 하다 보니 현장의 불편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물론 수백억원 이상의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한 한전이 쉽사리 이 사업에서 손을 떼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초 올 초에는 전국으로 확대도입할 예정이었던 신형 NDIS를 아직까지 유보하고 있는 것을 보면 해당 시스템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은 확실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실제로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충북과 강원 지역의 전기공사업체들은 공사를 끝내놓고도 준공 작업을 마치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지적이다. 해당 지역업체들의 피해가 지나치다는 것.

한전은 무리하게 상처를 키워 돌이킬 수 없는 사태를 만들기보다, 지금이라도 어떤 방법으로든 지역업체들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결론을 내놓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통이 필요하다. 이용자가 불편하다는데, 책상 앞에 앉아서 고집만 피워선 어떤 일도 진행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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