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두영 (주)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허두영 (주)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직장에서 요즘 것들의 운명을 틀어쥐고 있는 사람은 ‘리더’이다. 요즘 것들은 어떤 리더를 만나느냐에 따라 원석으로 묻히거나 보석으로 환생할 수도 있다. 리더가 어떤 영향력을 미치는가에 따라 요즘 것들의 직장생활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망해가는 조직에서 나타나는 대표적 징후 중 하나가 요즘 것들을 대하는 리더십 스킬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런 조직에서는 나이 좀 먹고 업무에 잔뼈가 굵은 선배 직원일수록 젊은 직원들을 마치 손님처럼 대한다. 내가 이 조직에 터줏대감이니 늦게 조직에 들어온 당신은 닥치고 따르라는 것이다.

최근 요즘 것들은 어려운 취업 관문을 통과하고도 얼마 되지 않아 퇴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열정적이고 똑똑한 직원들일수록 폐쇄적인 조직문화에 더 적응하기 힘들어한다. 처음에는 의욕을 가지고 도전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지만 금세 여의치 않다는 것을 깨닫고 ‘학습된 무력감(Learned Helplessness)’에 빠진다. 이처럼 요즘 것들이 입사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의욕을 잃고 좀비처럼 되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실패를 용인하지 못하는 꽉 막힌 조직문화 때문이며, 권위주의와 타성에 사로잡힌 상사 때문이다. 이제 리더십은 달라져야 한다.

그렇다면 요즘 것들이 따르는 리더는 어떤 리더일까? 과거의 성공 방정식과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과거완료형(~ed) 리더’가 아니라 틀을 깨는 사고로 조직문화를 이끌어가는 ‘현재진행형(~ing) 리더’이다. 이들이 가진 특징을 ING의 머리글자 3가지로 요약해본다.

첫째, 요즘 것들이 따르는 리더는 혁신(Innovating) 형 리더이다. 요즘 것들은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부조리를 몸소 경험했기 때문에 기성세대가 만든 가치와 룰에 대해서 문제의식이 강하다. 그래서 적어도 이전과는 다르게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한다. 혁신형 리더는 이런 요즘 것들의 DNA를 이해하고 요즘 것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일하고 소통할 줄 안다.

그들은 요즘 것들이 잠재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창의적 직무 환경을 조성하는 사람이다. 과거의 룰과 제도를 우상처럼 신봉하거나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환영한다. 파격적인 채용과 승진, 실패에 대한 용인, 다채로운 협업 기회 등 평등하고 개방적인 업무 분위기를 조성하여 요즘 것들에 맞게 동기부여한다. 마치 생선을 신선하게 보관하기 위해 냉장고에 넣어서 관리하듯이 펄떡펄떡 살아있는 신선한 생각들로 가득 찬 생동감이 넘치도록 문화를 만들기 위해 힘쓴다.

둘째, 요즘 것들이 따르는 리더는 육성(Nourishing) 형 리더이다. 경험하고 배우는 것에 욕심이 많은 요즘 것들은 자신을 위한 투자에 적극적이다. 그래서 자신의 관심 분야를 찾아내서 기꺼이 투자한다. 학습에 대한 욕구가 강한 요즘 것들은 능력이 있으면서 배울 점이 많은 육성형 리더를 선호한다. 육성형 리더는 훌륭한 직원을 짧은 기간 데리고 있는 것이 평범한 직원을 오래 두고 있는 것보다 더 낫다는 것을 안다. 그렇기 때문에 능력 있는 직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데 집중한다.

육성형 리더는 후배 직원이 성장해서 떠날 것을 두려워하는 리더가 아니라 직원들을 자신보다 더 능력 있는 사람으로 육성하는 것에 성취와 보람을 느끼는 사람이다. 그들은 최고의 인재가 자유로이 떠날 수 있게 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게 돕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육성형 리더는 결국 직원들에게 존경을 받으며 직원들이 회사에 더 오래 머물도록 만든다.

셋째, 요즘 것들이 따르는 리더는 나눔(Gain Sharing) 형 리더이다. 요즘 것들은 일하는데 있어서 의미와 가치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눈 높은 의미 추구자이다. 그들은 의미 있는 일이라면 연봉이나 직위도 희생할 수도 있다. 이런 요즘 것들은 나눔형 리더를 신뢰하고 따른다. 나눔형 리더는 치열한 경쟁에서 영예롭게 얻은 공을 후배 직원에게 돌릴 줄 알고 기꺼이 나눌 줄 아는 인격을 소유했다. 그들은 평소 좋은 평판을 관리하고 주변에 자신을 지지할 수 있는 능력 있고 좋은 사람을 늘리는 것에 관심이 많다. 나눔형 리더는 후배 직원에게 왕좌를 물려주기 위해 늘 멋진 대관식을 준비하는 리더이다.

이제 좋은 리더와 기업의 기준이 바뀌어야 한다. 좋은 리더는 요즘 것들이 따르는 리더이며, 좋은 기업은 요즘 것들이 일하고 싶은 기업이다. 앞으로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요즘 것들이 원하는 친화적인 일터 만들기를 지상과제로 삼아야 한다. 왜냐하면 요즘 것들이 조직에서 에너지와 혁신을 일으키는 주체이자 성과를 만들어내는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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