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기후변화체제 대응한 스트롱 그리드 도입 시급’

한전의 목표는 값싸고, 품질 좋은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전력기자재의 역할이 중요하다. 한전이 지난 2009년 7월 ‘배전기자재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처음 수립한 목적이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성능과 효율에 초점을 맞췄던 기자재 개발 방향이 최근에는 디지털, 친환경, 안전에 프리미엄 요소까지 추가되는 모습이다. 한전이 지난해 환경변화에 따른 중장기 배전기자재 개발방향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올해 태스크포스 구성과 대국민 아이디어 공모를 거쳐 ‘미래 배전기자재 종합 개발계획’을 확정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급변하고 있는 미래 전력산업의 환경변화에 맞춰 달라지는 한전의 배전기자재 개발 방향을 시리즈로 정리했다.

각 수용가의 전력소비 실태를 빅데이터로 분석해 최적의 소비패턴을 제시하고, 가까운 전주에서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전기차 충전을 할 수 있는 시대.

또 작업자 안전을 고려해 선로 유지보수에 로봇과 드론이 도입되고, 증강현실(AR)로 설비운영 교육 등을 할 수 있는 시절이 도래하고 있다.

2010년 전까지만 해도 막연하게 그려졌던 미래 전력산업의 모습이 최근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 신기후변화체제 도입 등과 맞물린 변화상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정의된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 드론 등의 등장은 전력산업에 많은 변화를 요구했다.

특히 전력망은 IoT, 빅데이터 등과 결합해 단순한 전력수송에서 벗어나 ‘에너지 인터넷(Internet of Energy)’ 개념으로 변화하고 있다.

‘에너지 인터넷’은 IT기술로 에너지의 생산과 유통, 소비정보가 통합적으로 연결된 지능형전력망 체계다.

한전은 주요국의 4차 산업혁명 대응방향이 다소 차이가 있지만 자국 기술·산업의 강점에 기반한 산업구조 고도화라는 목적은 유사하다며 국내 환경과 업종, 규모, 역량을 감안한 대응전략과 장기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신기후변화체제 이후 세계 각국은 SF6 등 온실가스 사용을 줄이는 대신 친환경 전력기자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에너지 신산업에도 주목하고 있다.

실제 중국은 태양광 발전에 최근 5년 간 395억 달러를 쏟아 부었으며, 미국 역시 스마트미터 개발·보급 등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우리나라도 문재인 정부의 탈석탄·탈원전 정책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보급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1MW 이하 소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은 무제한 계통접속이 의무화되는 등 규제개혁도 빨라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불거지고 있는 환경 유해물질 규제 역시 전력산업에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추세와 함께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 분산전원 등 과거에 없었던 새로운 개념의 전기설비·기기가 출현했으며, 전력 변화에 민감한 기기도 증가해 고품질의 맞춤형 전력공급 서비스도 요구되고 있다.

이른바 ‘스트롱 그리드(Strong Grid)’의 출현이 필요한 이유다.

신재생에너지 연계 확대, 전기차 보급, ESS 증가 등 전력망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계통 안정을 지원하는 배전기자재의 필요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전은 미래 배전 환경을 예측해 기자재 개발방향을 정하는 ‘빅 피쳐’를 마련하고, 글로벌 톱 유틸리티 위상에 부합하는 개발·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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