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감사 채용 비위 적발 공공기관장에 사퇴 요구..가스공사 사장 공모 시작

정부가 감사원 감사에서 채용 비위가 적발된 공공기관장들에게 자진 사퇴를 요구하면서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장 교체 규모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산업부는 최근 김정래 한국석유공사 사장, 백창현 대한석탄공사 사장, 정용빈 한국디자인진흥원 원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남동발전과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 등 발전공기업 4개사 사장들도 지난 8일 일괄 사표를 제출한 상태다.

현재 산업부 산하 기관 중 기관장이 공석이어서 직무대행체제로 운영 중이거나 사실상 공석인 기관은 한국가스공사와 한국동서발전,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원자력환경공단, 한전원자력연료, 한국전력기술, 한국가스안전공사 등이다.

여기에 임수경 한전KDN 사장(10월 20일), 이석순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10월 24일), 유상희 한국전력거래소 이사장(11월 13일), 김익환 한국광해관리공단 이사장(10월 7일), 정재훈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원장(11월 1일), 이원복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원장(10월 26일),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11월 12일), 김재홍 코트라 사장(12월 30일) 등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중 가스공사가 11일 가장 먼저 사장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20일 접수마감이지만, 과거처럼 누가 낙점됐다거나 하는 식의 구체적인 얘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산업부 차관 또는 1급 출신 인사가 거론되는 가운데 정치권의 의외의 인물이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동서발전도 지난달 이사회에서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키로 의결했지만, 아직 공모절차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기재부 출신 인사가 거론되고는 있지만, 아직 대상자가 확정되지 않았거나 다른 발전사와 동시에 공모절차를 진행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임기가 만료된 기관장들 중심으로 소폭의 교체를 예상해 왔다. 하지만 여당 내부에서 전 정권의 보은인사나 비위 사실 등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인사를 교체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면서 당초 예상보다 교체 규모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도 옥석을 가리기 위해 그동안 감사원 감사와 총리실 조사 등을 통해 기관별 경영실태 등을 파악해왔다.

그 결과 김정래 한국석유공사 사장, 정용빈 한국디자인진흥원 원장, 백창현 대한석탄공사 사장 등은 채용 관련 비위행위가 적발됐다.

이들 외에도 청와대는 총리실 조사와 자체 감찰 등을 통해 입수한 제보를 바탕으로 기관장들의 비위 사실 여부 등을 확인 중이다.

정부는 규정과 절차에 따라 엄격한 잣대로 판단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적폐인사를 가린다는 이유로 무리하게 표적수사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한 공기업 사장 출신 인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갖가지 외압과 의혹으로 검찰수사까지 받고 사장에서 물러난 대부분의 사람들이 결국 재판에서 승소하는 걸 보면 정부가 CEO 교체를 명분으로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은 과거부터 공기업 사장 후보 추천의 ‘공정성과 투명성·독립성’을 보장하고, 전문성과 능력을 갖춘 인사를 철저히 검증해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만큼 공기업 사장직을 정치인들이나 캠프에 관여했던 인사들을 위한 자리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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